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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흔드는 北, 잇단 ICBM급 발사로 ‘게임 체인저’ 노리나

판 흔드는 北, 잇단 ICBM급 발사로 ‘게임 체인저’ 노리나

입력 2017-07-29 18:19
업데이트 2017-07-2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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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보유국 지위 확보해 美와 담판 겨냥한 듯…내부 체제 결속도 추구

북한이 7월에만 두 번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핵 보유국의 지위 확보를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이미 고강도 대북제재를 하고 있고 지난 4일의 ICBM급 시험발사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더 센 제재를 논의 중이지만 북한은 아랑곳 않고 오히려 도발 보폭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이런 움직임은 5차례 핵실험으로 핵탄두의 소형화를 어느 정도 달성한 상황에서 투발수단인 미사일 개발을 통해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으로서 지위를 확고히 함으로써 1990년대 이후 핵 협상의 틀을 깨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과거 핵 협상은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거나 포기하고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이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경제지원이나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형태였다”며 “하지만 북한은 이런 협상을 통해 자신들의 핵 보유가 미뤄졌을 뿐 제대로 합의가 이행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이번엔 새로운 판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대외선전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6월 9일 ‘교활성의 극치-대화를 통한 해결 타령’ 제목의 글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조미 쌍방은 비공개 또는 공개로 별의별 협상을 다 벌여 보았다”며 1994년 북미 기본합의, 2000년 북미 공동코뮤니케, 2005년 9·19공동성명, 2007년 2·13합의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비극은 그 중 어느 하나도 해결된 것이 없고 어느 하나도 이행된 것이 없는 것”이라며 “원인은 미국이 회담을 호상간 얽힌 문제를 푸는 장이 아니라 세 치 혀로 우리의 ‘주먹을 펴게’하여 녹여내기 위한 공간으로 악용해온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판단의 연장선에서 이번에는 핵무기 개발국이 아닌 핵보유국으로서 지위를 명확히 하고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서 담판을 짓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주장하면서 핵 군축회담을 언급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4일 화성-14형 미사일의 1차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협상의 조건으로 대북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의 근원적 청산 등 미국 대북정책의 전환을 요구했다.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 지난 5일 ‘화성-14형, 평화와 통일의 통장훈’ 제목의 글에서 “조선의 ICBM 시험발사 성공으로 조미 핵 대결전은 최후국면에 접어들고 무력충돌의 회피와 외교 협상의 실마리 모색은 국제사회가 더는 외면할 수 없는 현안으로 부각됐다”고 밝혔다.

이승환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는 “북한은 ICBM 능력의 일정한 완성이 이루어질 때까지는 협상 테이블에 나오기보다는 대북제재에는 추가 시험, 군사적 공격에는 핵확전 위협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ICBM을 비롯한 일정한 핵능력의 확보 국면에 들어서면 미국과 ICBM 폐기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군사당국회담이나 적십자회담 제안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것도 이런 의도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핵미사일 완성을 통한 미국과 담판을 추진하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 남한 당국은 빠지라는 의도가 담겼다는 것이다. 남북관계 단절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대외적으로 핵미사일 개발이 미국과 담판을 겨냥하고 있다면 내부적으로는 주민들이 가지는 안보불안을 해소하고 국가에 대한 자긍심을 키움으로써 김정은 체제에 대한 충성과 결속 제고에 목적이 있어 보인다.

핵미사일 보유를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으로 선전하며 체제 단결을 꾀한다는 것이다.

김기남 당 부위원장은 지난 6일 열린 평양시 군민연환대회 연설에서 “화성-14형 로켓의 불뇌성은 우리 공화국의 종합적 국력과 전략적 지위를 새로운 높이에 올려세우고 세계의 군사역학적 구도를 근본적으로 뒤바꿔 놓았다”며 “김정은 동지의 탁월한 영도의 희생적인 노고가 안아온 빛나는 결실”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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