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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등에 업은 넷플릭스, 국내서 기지개 켜나

‘옥자’ 등에 업은 넷플릭스, 국내서 기지개 켜나

입력 2017-06-27 09:31
업데이트 2017-06-2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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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 물량 공세…토종 OTT 기업들, 대응력 부재 속 ‘긴장’

글로벌 동영상 기업 넷플릭스와 봉준호 감독이 손잡고 만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옥자’의 글로벌 공개가 오는 29일로 다가오면서 국내 온라인 동영상(OTT)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내 OTT 업계는 옥자가 넷플릭스의 국내 상륙 이후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사실상 첫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점에서 옥자에 대한 국내 반응과 넷플릭스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유튜브가 국내 동영상 서비스를 거의 장악한 환경에서 넷플릭스의 약진까지 이어진다면 토종 기업이 설 자리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가격 경쟁력 약한 넷플릭스, 진입 초반 파괴적 혁신은 ‘실패’

2016년 넷플릭스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관련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는 평가가 끊이지 않았다.

넷플릭스가 국내 가입자 현황을 별도로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글로벌 가입자 1억명과 비교하면 국내 가입자 숫자는 10만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어 아직 초라한 규모다.

넷플릭스가 국내 서비스 초반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이유는 약한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미국 유료방송 이용 가격의 절반도 되지 않는 7.99달러에서 12.09달러만 매월 결제하면 모든 콘텐츠를 무제한 감상할 수 있다는 전략으로 국내 시청자들에게 매력을 어필했다.

그러나 2016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료방송시장의 방송사업 매출액 기준 월간 가입자당 매출(APRU)은 1만4천154원 정도이고, 국내 OTT 서비스도 1만원을 넘는 월정액 요금을 찾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소비자가 한 달에 1만원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고 해외 드라마와 영화로 채워진 넷플릭스를 선택할만한 큰 동기가 없었던 것이다.

무료 서비스인 유튜브가 국내에서 크게 인기를 끄는 것도 국내 소비자들이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가격을 얼마나 중요시하는지를 방증한다.

시장조사업체 DMC미디어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사용자의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이용률은 유튜브가 42.8%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곽동균 선임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4차 산업혁명시대 OTT 동영상 활성화를 위한 당면과제’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는 워낙 낮은 유료방송 요금 때문에 미국과 달리 OTT 서비스가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파괴적 혁신’만으로는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 ‘콘텐츠의 힘’ 앞세운 넷플릭스에 토종 업체 바짝 ‘긴장’

하지만 넷플릭스는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옥자의 공개 방식과 일정을 두고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올해 상반기 내내 별도의 홍보를 하지 않고도 일단 국내 소비자에게 그 이름을 알리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이에 더해 한 달간 무료로 서비스를 즐기고 언제든지 해지가 가능하다는 서비스 특성상 옥자 공개 초반 넷플릭스 가입자가 기존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넷플릭스가 옥자에 이어 앞으로 한류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하겠다고 밝힌 것도 넷플릭스의 국내 시장 성장 전망을 밝게 한다.

넷플릭스는 스타 작가 김은희와 손잡고 제작하는 좀비 사극 ‘킹덤’, 인기 만화 작가 천계영의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을 오리지널 드라마로 제작해 내년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190여개국에 동시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넷플릭스의 이런 광폭 행보와 비교하면 국내 OTT 기업의 대응 전략은 아직 미흡하다.

SK브로드밴드는 OTT서비스 ‘옥수수’를 통해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규모를 2배 정도 늘리겠다고 했지만, 그 규모는 50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초 CJ E&M의 OTT서비스 ‘티빙’이 실시간 방송을 무료화한 데 이어 지상파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푹’도 같은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얼마나 많은 추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옥자가 봉 감독의 영화라는 점에서 국내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실 옥자도 넷플릭스의 글로벌 콘텐츠의 하나”라며 향후 국내 시장 전망에 대해 말을 아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람들이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어 옥자 공개 초반 넷플릭스로 소비자들이 몰리며 단기적으로 국내 서비스들이 타격이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예상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넷플릭스가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얼마나 꾸준히 내놓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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