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송해가 한국 근현대사를 함께한 인생이야기를 풀어냈다. 송해는 6·25 전쟁 휴전 전보를 친 바로 그 주인공이다.
송해는 20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의 화요초대석에 출연해 “1953년 7월 전보가 하나 왔다. 무슨 전보인지는 모르고 일단 빨리 쳤다. 암호실에 있는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군사 정보, 기밀이라고 하더라. 내용은 전투를 중단한다는 거였다. 휴전 전보였다. 그걸 손으로 쳤다”고 말했다.

송해는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자랑하고 싶었다. 전보를 쳤는데 다시 고향에 못 갔다. 일주일 훈련받고 전선에 나갔으니 총 쏠 줄도 모르고 아무것도 몰랐는데, 다행히 통신병으로, 육군본부에 있게 돼서 이 자리에 있다”며 소개했다.

황해도 재령 출신인 송해는 피난을 오며 가족들과 생이별을 했다. 그는 “어머니가 ‘이번엔 조심하라’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 지금까지 돌아가지 못했다. 부산에는 가족도 없었다. 그냥 앞사람만 보고 쫓아갔다. 영화 ‘국제시장’은 제가 겪은 실화다.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나중에는 손에 손수건이 세개가 있더라”라고 말했다.

이후 송해는 북한을 두 번 방문했다. 그는 “제일 먼저 간 거는 금강산 관광호 1호 뜰 때 동해에서 탔다. 육로로도 비행기로도 못가니까 배를 탔다. 거긴 강원도다. 저는 황해도다. 그때 3일 동안 배에서 못 내렸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배에서 육지로 입국수속을 하는데 보더니 ‘선생님은 기다리시라요’ 하는데 눈에서 총알이 나오는 것 같더라. 기자들 셋하고 나하고 넷만 못 내렸다. 다 관광가면 혼자 있는 거다. 밖에 구두소리만 나도 ‘나 잡으러 오는구나’ 했다. 3일째 되는 날 새벽에 이틀 동안 다른 사람들이 다닌 코스를 두 시간 만에 다 돌았다. 배에서 노래자랑을 하나 했는데 그때 이북 사람들만 탔다. 정주영 선생 일가가 다 탔다. 나와서 노래 1절을 다 부른 사람이 없다. 전부 ‘불효자는 웁니다’ ‘고향의 노래’ 이런 것만 부르니까 우느라고 못하는 거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전국 노래자랑 MC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그는 “그러고 평양을 갔을 때는 희망을 가졌다. 노래자랑으로 갔으니까. 그게 12년이 됐다”면서 “아버지 어머니 세상을 떠났을 거고 누이가 명이 길면 만날 거라고 생각하고 개량한복을 하나 해갔다. 주지도 못하고 그냥 왔다. 연락이 지금까지 못 닿았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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