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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중소벤처부가 성공하려면/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 중소벤처부가 성공하려면/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입력 2017-06-15 22:52
업데이트 2017-06-15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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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1996년 산업부 외청으로 출범한 중소기업청이 문재인 정부 들어 독립 입법권과 행정 조정권을 가진 중소벤처부로 새로이 격상돼 탄생했다. 중소기업중앙회를 포함한 많은 중소기업 단체가 중소기업부 출범을 요청하면서 요구해 온 정부 업무 및 산하기관 조정은 상당히 미흡해 중소벤처부의 성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중소벤처부가 문재인 정부 부처 중에서도 가장 성공하는 부가 되길 기원하는 마음에서 두 가지 요소를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중소기업 관련 업무가 중소벤처부를 중심으로 조정되도록 힘을 모아 주어야 한다. 각 부처에는 소속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으므로 중소벤처부가 이를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로서 집중된 데이터베이스(DB)를 가지지 못하면, 유사 과제에 대한 중복 지원, 부처 간 서로 다른 평가 기준으로 인한 비효율적 지원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환경부, 산업자원부 등 각 부마다 독립적인 산업을 관할하고 있는 현재 체제에서 이 부서들 간에도 협력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중소벤처부가 성공할 수 있다.

둘째, 중소기업청은 그동안 주로 중소기업의 보호?육성에 방점을 두어 왔다. 하지만 중소벤처부가 성공하려면 그 안이하고 나약한 기존의 틀을 넘어서야 한다. 중소벤처부는 다양한 산업의 중소기업을 정책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산업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경쟁력과 혁신을 부서 운영의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 기업가 정신의 발휘, 창업 활성화, 중소기업의 지속성장 사다리 활성화, 수출 활성화 이 모든 것의 성공 여부는 결국 경쟁력과 혁신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에 달려 있다.

기업이 경쟁 기업의 제품과 차별화되고 더 나은 제품을 더 낮은 평균생산비로 생산해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결국 기업은 약진→쇠퇴→재약진의 사이클을 피할 수 없다. 쇠퇴→재약진의 성공 여부는 끊임없는 혁신에 달려 있다.

하지만 한국 중소기업의 미흡한 경쟁력과 혁신은 무엇보다 중소기업 수출 부문에서 가장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체 중소기업에서 수출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비중은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2.7%, 미국 4.0%, 이탈리아 4.0%, 네덜란드 10.1%, 독일 11.3%이다.

위의 통계가 보여 주듯이 중소기업은 어느 국가에서나 국내 사업 비중이 높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 한국 중소기업의 내수 지향 비중이 너무 높은 것은 개선돼야 할 점이다. 결국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경쟁력 향상이 새로 출범한 중소벤처부의 시급한 과제다.

중소기업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소상인의 경우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양하기 때문에 통상 불평도 많고 탄원도 많은데, 중소벤처부로 승격된 지금 소상인 문제도 지원?보호에서 경쟁력과 혁신으로 접근해 나가야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소상공인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에 비해 너무 높다. 산업에 따라 5인 미만 또는 10인 미만으로 정의되는 소상공인은 전체 사업체 수의 87.6%나 차지하지만 고용은 38.2%에 불과하다. 소상공인 사업체의 경우 도소매업 28.5%, 숙박 및 음식점업 21%, 운수업 12.34%로 소상인은 61.84%이고, 제조업의 소공인은 9.7%에 불과하다.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이 전체 소상공인의 약 50%를 차지하다 보니 그들 사이에는 경쟁도 치열하다.

중소벤처부는 소상인도 기존의 안이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각기 차별화와 가격경쟁력을 위해 혁신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소상공인은 기업가 정신을 가진 기업인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결국 중소벤처부의 성공 여부는 기존의 보호?육성 틀에서 벗어나 어떻게 그들의 경쟁력과 혁신을 강화하는 지원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가에 달려 있다. 기업이 크건 작건 답은 언제나 경쟁력과 혁신뿐이다.

2017-06-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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