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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는커녕 먹을 물도 말랐어요“…가뭄에 곳곳 식수난

‘빨래는커녕 먹을 물도 말랐어요“…가뭄에 곳곳 식수난

입력 2017-05-29 17:01
업데이트 2017-05-2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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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14개 마을 ‘운반 급수’…“식수난 확산 우려”

“매일 농사일로 땀범벅이 되어도 제대로 씻지를 못해요. 먹을 물도 부족한데 샤워할 물이 어디 있어요.”

경기도 내에서 가장 극심한 가뭄 피해를 겪고 있는 안성시 금광면 삼흥리 하석파 마을 연제철(57) 이장의 말이다.

30일 경기도와 각 마을에 따르면 52가구 112명이 사는 이 마을에는 요즘 매일 지자체의 물 운반차량이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벌써 두 달 넘게 이 같은 운반 급수를 받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소규모 상수도와 지하수로 식수 등 생활용수를 충당해 왔으나 지난 3월 초부터 물이 말라버렸다.

전날까지는 1주일에 2차례씩 급수 차량이 왔으나 가뭄이 극심해 이날은 5t 급수 차량이 4차례나 다녀갔다.

인근 논에도 소방차들이 연일 물을 퍼 나르며 말라 가는 벼에 물을 뿌리고 있으나 힘겨운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연 이장은 “가뭄이 극심하다 해도 지난해까지는 운반 급수를 받지 않았다. 올해 가뭄이 더욱 극심하다”고 말한 뒤 “씻는 것도 씻는 거지만 밥하고 마실 물이라도 넉넉했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내 쉬었다.

경기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서 이 마을처럼 운반 급수를 받는 곳이 광주시 3개 마을(주민 270명), 안성시 5개 마을(주민 384명), 가평군 6개 마을(주민 288명) 등 모두 3개 시군 14개 마을(주민 940여명)이다.

광주시 3개 운반 급수 마을에는 지자체 급수 차량이 지난해 겨울부터 월 20차례씩 물을 공급하고 있다.

가평군 6개 마을 역시 하루 50t에 가까운 생활용수를 지자체 차량이 운반, 공급하고 있다.

도는 그동안 기존 소규모 상수도 시설을 이용해 온 광주시 3개 마을의 경우 다음 달 말까지 광역상수도를 공급하기 위해 공사를 하고 있다.

안성시 내 5개 마을에는 관정을 개발하기 위한 예산 2억2천만원(시 부담액 2억2천만원 별도)을 긴급 확보, 서둘러 관정을 팔 방침이다.

가평군 6개 마을은 암반 지대라 관정 개발에 어려움이 많아 당분간 운반 급수를 하면서 다른 물 공급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도는 한동안 비가 내리지 않으면 이 같은 운반 급수 지역이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다양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우선 올해 8대를 추가, 모두 39대의 급수 차량을 확보한 가운데 각 마을을 대상으로 생활용수 부족 실태를 수시로 모니터링해 관정 개발 지원 등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광역상수도 미보급 지역에 상수관로 설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도내 광역 상수도 보급률은 98%이다.

한편 도 재난안전본부도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7개 소방관서에서 100여 대의 소방차량을 동원, 모두 106차례에 걸쳐 907t의 농업용수 및 생활용수를 공급했다.

재난본부의 급수 지원도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 수자원본부 관계자는 “현재 일부 시골 마을에서만 운반 급수가 이뤄지고 있으나 가뭄이 계속되면 운반 급수나 소규모 상수도 시설의 제한급수 지역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한다”며 “물 부족으로 인한 도민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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