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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에베레스트 희생자 10명, 그래도 ‘구름 위의 묘지’로 향하는 이유

올 시즌 에베레스트 희생자 10명, 그래도 ‘구름 위의 묘지’로 향하는 이유

임병선 기자
입력 2017-05-25 07:36
업데이트 2017-05-2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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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지 않겠지만 이렇게 많이 올라간다. 전문 산악인들은 돈을 지불하고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려는 이들을 막아달라고 주장한다. 렉스 피처스 홈페이지 캡처
믿기지 않겠지만 이렇게 많이 올라간다. 전문 산악인들은 돈을 지불하고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려는 이들을 막아달라고 주장한다.
렉스 피처스 홈페이지 캡처
지금까지 에베레스트를 발 아래 둔 이들은 4000명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이곳은 ‘구름 위의 묘지’로 불린다.

1920년 이후 숨진 이는 200명을 넘는다. 지난 2015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도 11명이 나 포함됐다. 단 한 명도 목숨을 잃지 않은 1977년 이후 매년 희생자는 있어왔다. 특히 1980년 이후 희생자가 많이 늘었다.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해는 2015년으로 눈사태에 당했다. 지난해 사망자는 5명이었다.

이렇게 위험성이 알려졌지만 1990년 이후 정상에 오르겠다고 몰려드는 산악인들은 계속 늘고 있다. 결국 네팔 정부는 입산 허가를 제한하는 빗장을 풀어버렸다. 그래서 정상 도전자 중 사망자 비율은 떨어지는 착시가 빚어졌다.

24일(이하 현지시간) 에베레스트에서 4명의 등반가가 텐트 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올 시즌 사망자가 10명으로 늘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 제공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 제공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 제공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 제공
지난 21일 숨진 슬로바키아 산악인의 시신을 찾으려던 구조팀이 산소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데스존’ 근처에서 국적이 알려지지 않은 외국인 둘과 네팔 세르파 가이드 둘의 시신이 텐트 안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로써 호주 국적의 프란체스코 마르체티, 22일 시신이 발견된 인도인 라비 쿠마르, 세계 최고령 등정 기록 재경신에 도전하려다 베이스캠프에서 눈을 감은 85세 네팔인 민 바하두르 셰르찬, 그리고 지난달 말 현지 적응 중 사망한 스위스의 유명 산악인 우엘리 스텍까지 모두 10명이 올 시즌 세계 최고봉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올 시즌 등정 중에 돋보이는 기록으로는 킬리안 호넷(30·스페인)의 산소 공급과 고정 로프 없이 26시간 만에 올랐다는 것과 안슈 잠센파(36·인도)의 닷새 만에 에베레스트 재등정 성공이 손에 꼽힌다. 둘 모두 인증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제 다음달 몬순이 시작되면 에베레스트 등정 도전은 어려워져 이제 한두 주 안에 정상 도전은 절정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네팔 쪽에서 정상에 오른 이들은 지금까지 382명 이상, 티베트 쪽에서 올라 성공한 이들은 12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에베레스트에서의 사망 원인은 여러 가지인데 2015년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10%는 고산증세, 11%는 동상 탓인 것으로 집계됐다. 눈사태가 29%, 추락 사고가 23%를 차지했다. 시신을 찾는 일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눈 쌓인 슬로프나 크레바스 속에 방치되는 일도 허다하다. 빙하가 움직이면서 많은 세월이 흐른 뒤 시신이 드러나는 일도 있다.

‘잠자는 미녀’로 가장 널리 알려진 프란시스 아르센티예프의 시신은 1998년 횡액을 당한 뒤 메인 루트 근처에 선홍빛 재킷을 입은 채로 2007년 산 밑으로 옮겨질 때까지 그대로 방치됐다.

연구자들은 이런 위험성이 널리 알려져 있는데도 에베레스트 등정에 나서는 이들이 끊임 없이 몰려드는 이유로 이곳에 도전하는 것이 일상생활에서 결코 주어지지 않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한다는 느낌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정상에 오르는 사람 따로 있고, 쓰레기 줍는 사람 따로 있다. AFP 자료사진
정상에 오르는 사람 따로 있고, 쓰레기 줍는 사람 따로 있다.
AFP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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