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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박근혜 전 대통령 1차공판 속기록 (2)

[전문] 박근혜 전 대통령 1차공판 속기록 (2)

최여경 기자
최여경 기자
입력 2017-05-23 12:05
업데이트 2017-05-2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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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웅재 검사=이하 구체적인 공소사실 요지를 말씀드립니다. 순서에 따라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관련 범행, 개별 기업에 대한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롯데그룹·SK 뇌물범행, 삼성 뇌물 범행, 소위 문화계 블랙리스트 범행 마지막으로 KEB 하나은행 임직원 인사개입 순으로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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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592억여원의 뇌물혐의에 대한 첫 번째 공판에 최순실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함께 출석, 피고인석에 서 있다. 2017. 05. 23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592억여원의 뇌물혐의에 대한 첫 번째 공판에 최순실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함께 출석, 피고인석에 서 있다. 2017. 05. 23 사진공동취재단
한웅재 검사=이하 구체적인 공소사실 요지를 말씀드립니다.

먼저 미르케이 설립 모금 과정 범행에 대해서 말씀드립니다.

박근혜 피고인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단 법인 설립할 것을 계획하고 삼성·현대차 등 7대 그룹 회장과 독대하면서 설립 관련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10월 하순 중국 리커창 총리 방한에 맞춰 서둘러 재단법인을 설립하려고 공모하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신속히 할 것을 지시해 안 수석은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을 통해서 18개 그룹에 출연금을 배분하고 최상목 통해 문화체육관광부, 수석실 등에 행정적 조치를 즉각 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최씨로부터 추천받아 박근혜 피고인이 미리 내정한 미르재단 이사장들과 회의를 4차례 개최하였고 10일 만에 16개 그룹으로부터 출연 약정서를 받아내고 미르재단을 설립하기에 이릅니다. 최서원은 미르라는 명칭을 정하고 최서원을 면접 위원으로 내정해서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박근혜 피고인은 안종범에게 전달했습니다.

박근혜 피고인은 출연금을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갑자기 늘릴 것을 지시했고 기본재산과 보통 재산의 비율을 9대1에서 2대8로 변경할 것을 급히 지시했습니다. 박근혜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서 급히 진행되면서 회의록이 허위로 작성돼 신청서류를 작성했고 일부 발기인 누락되어도 허가를 내주는 등 무리한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기업 관계자들은 박근혜 피고인 등의 요구를 무시할 경우 인허가 어려움 등 직간접적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 두려워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들은 486억원을 받아 미르재단을 설립했습니다.

K스포츠재단 설립도 미르와 다르지 않습니다. 최서원은 12월쯤 스포츠재단 사업계획서를 만들고 재단 임직원을 면접을 거처 내정하고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대통령은 안 수석에게 지시했습니다. 안 수석은 이 부회장에게 300억원 규모의 스포츠 재단 설립을 지시했습니다. 그후 미르재단과 같은 방법으로 모금이 됐고 박근혜·최서원·안종범의 공모에 따른 스포츠재단 설립 지시를 따를 수 밖에 없어 합계 288억원의 재단 설립을 하게 돼 직권남용과 강요죄 적용해서 기소했습니다.

다음은 개별 기업 직권남용입니다.

첫번째는 현대차와 KD코퍼레이션 관련 범행으로, 피고인은 최씨의 부탁으로 안 수석에게 현대차에서 KD코퍼레이션 기술을 채택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지시하고 2014년 11월 피고인이 정몽구 현대차 회장을 단독 면담하던 중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에게 KD코퍼레이션 기술을 채택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현대차는 불이익 두려워서 KD코퍼레이션이 협력 업체도 아니었고 인지도나 기술력 측면에서 제대로 검증 안됐지만 협력 업체로 선정해 현대차로 하여금 10억원 상당의 흡착제를 납품하게 했습니다.

현대차의 플레이그라운드 관련 범행으로, 피고인은 안 전 수석에게 최씨가 설립한 플레이그라운드 소개 자료를 주면서 현대차에 전달하라고 지시했고, 김 부회장에게 소개 자료를 주면서 플레이그라운드를 살펴보라고 했습니다. 김 부회장은 피고인과 최씨 등의 공모에 요구를 불응할 경우 불이익 당할 것을 우려해 기존 이노션 광고물량을 플레이그라운드에 금액 70억원 상당의 광고 5건을 발주했습니다.

두번째, 롯데그룹 관련해 피고인은 최씨에게 부탁을 받고 3월 신동빈과 단독 면담하면서 더블루K 체육 인재 육성 관련 시설 투자 자금 지원을 요구하고 안 전 수석에게 챙겨보라고 지시했습니다. 신동빈은 박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당시 부회장이었던 이인원에게 업무처리를 지시했고 그 무렵 최씨는 롯데와 자금 협상하도록 정현식 전 K스포츠 사무총장 등에게 지시했습니다. 정 전 총장과 고영태는 소진세 롯데사회공헌위원장(사장)을 만나서 시설 건립자금 75억원을 요구했습니다. 신 회장 등 롯데 그룹 임직원은 피고인, 최씨, 안 전 수석 공모에 따른 요청에 불응할 경우 불이익 우려해 지원을 약속했고 5월 25일부터 5월 31일 사이에 롯데 그룹 5개 계열사 동원해서 70억원을 K스포츠재단에 송금했습니다.

세번째, 포스코 관련 범행입니다. 피고인은 최씨 부탁을 받고 권오준 포스코 회장을 단독 면담하면서 배드민턴 팀 창단과 더불어 매니지먼트 담당하게 요구했습니다. 독대 직후 안 전 수석은 더블루K과의 협상을 요구했습니다. 포스코는 더블루K와 협상을 진행했는데 포스코는 경영 여건이 어려워서 배드민턴 팀 창단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권오준 포스코 최장 등은 공모에 따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불이익 받을까봐 협상을 진행했고, 결국 16억원 상당의 펜싱팀을 창단하고 더블루K에 매니지먼트를 맡기는 합의를 했습니다.

네번째, KT와 관련해 피고인은 최씨의 부탁을 받고 2015년 1월, 8월 쯤 안 전 수석에게 이동수·신혜성을 KT에 채용시키라고 지시했고 이에 따라 안 전 수석은 황창규 KT 회장에 전달했습니다. 이동수를 센터장으로, 신혜성을 담당으로 채용했는데 안 전 수석은 다시 광고 업무 총괄 담당으로 해달라고 했고 이에 따라 보직도 바뀌었습니다.

2016년 1월 쯤 안 전 수석에게 피고인은 플레이그라운드를 KT 대행사로 선정해 달라고 했고 이에 따라 안 전 수석은 황 회장에게 위 요구를 전달했습니다. 황 회장 등 임직원은 이와같은 요구에 불응할 경우 불이익 두려워한 나머지 플레이그라운드를 신규 광고 대행사로 선정하고 68억원 상당 7건을 발주했습니다.

다섯번째로 GKL 관련, 피고인은 최씨에게 더블루K와 GKL이 용역계약을 체결하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안 전 수석에게 연락처를 전달했습니다. 안 전 수석은 이기우에게 협상을 지시하고 그 무렵 김종 문체부 차관을 정 전 총장에게 소개해주기로 했습니다. 피고인과 안 전 수석 지시에 따라 협상을 진행했는데 요구한 계약은 80억원 상당으로 과다한 내용이어서 수용이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GKL은 위와 같은 요구 불응할 경우 불이익이 두려워서 협상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GKL은 장애인 펜싱팀 창단을 하고 더블루K 간 장애인 선수 위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여섯번째 삼성 내용입니다. 피고인은 최씨가 설립한 동계영재스포츠센터가 삼성의 지원을 받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의 단독 면담에서 영재센터 지원을 요구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 등 임직원은 피고인과 최씨의 공모에 따른 요구를 불응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까봐 2015년 10월 삼성전자 회사자금 5억원을 영재센터에 송금했습니다. 피고인은 최씨의 추가 지원 요청을 받고 추가지원을 요청했고, 2016년 2월 삼성은 10억원을 다시 송금했습니다. 검찰은 대기업 대한 범행에 대해직권남용, 강요로 기소했습니다.

일곱번째, CJ그룹 관련 피고인은 2013년 7월 4일 당시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CJ 이미경 부회장이 그룹경영에서 물러났으면 좋겠다면서 퇴진을 지시했고, 조원동은 손경식 CJ그룹 부회장에게 대통령의 뜻이라면서 “손 떼게 하라고 하십쇼” “너무 늦으면 저희가 난리납니다” 하는 등 두차례 걸쳐서 뜻을 전달했습니다. 피고인은 조원동과 공모해 손경식·이미경을 협박했지만 미수에 그쳐 검찰은 박근혜를 강요미수로 기소했습니다

<계속>
▶[전문] 박근혜 전 대통령 1차공판 속기록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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