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사별 자선단체 거센 항의 “정신적 고통… 무책임한 일”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가 아버지를 잃은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광고로 비난받고 있다.사별한 아빠와의 추억을 더듬는 엄마와 아들이 대화하는 장면.
BBC방송 캡처
BBC방송 캡처
지난 12일 처음 방영돼 7주간 전파를 탈 예정인 TV광고는 미국 광고업체 레오 버넷이 제작했다. 광고 내용은 이렇다. ‘남자 어린이가 엄마와 함께 걸으며 맥도날드 매장에 도착할 때까지 엄마에게 죽은 아빠의 기억에 대해 물어본다. 맥도날드 매장에 도착한 뒤 어린이가 주문한 ‘생선버거’를 받아들자 엄마가 “네 아버지도 이 메뉴를 좋아했다”고 말해준다.
광고는 그러나 아빠를 잃은 어린아이의 아픔을 악용해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고 거센 비난을 받았다. 특히 남편을 잃고 자녀와 함께 살아가는 엄마와 이들을 돕는 자선단체는 불쾌감을 강하게 표시하고 있다.
사별 자선단체 그리프인카운터는 격분한 부모로부터 맥도날드에 항의해 달라는 전화가 끊임없이 걸려온다고 전했다. 런던 시민 리 밀러(42)는 “간단한 식사 한 끼로 아버지가 없다는 정신적 고통을 해결할 수 있겠는가”라며 “고통받는 가정을 위한 한마디의 조언이나 정보가 없다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맥도날드 대변인은 “이 광고는 소비자의 일상적인 삶에서 벌어지는 좋은 일과 나쁜 일 사이에서 맥도날드의 역할을 부각시키려 한 것”이라며 “절대 소비자의 아픔을 상기시키려고 했던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7-05-17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