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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서 제물로 사람 묻었다…성벽서 국내 첫 인골 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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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17-05-16 09:37 문화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2년차 발굴조사 성과 공개…해자서는 터번 쓴 토우, 이두 적힌 목간 나와

신라의 천년 왕성인 경주 월성(사적 제16호) 성벽에서 약 1천500년 전 제물로 묻은 것으로 추정되는 인골 2구가 나왔다.

성벽 유적에서 인골이 출토된 것은 국내 최초로, 제방을 쌓거나 건물을 지을 때 사람을 주춧돌 아래에 매장하면 무너지지 않는다는 인주(人柱) 설화가 허구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경주 월성 인골 문화재청 제공.

▲ 경주 월성 인골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경주 월성에서 지난해 3월 이후 진행된 정밀 발굴조사를 통해 5세기 전후에 축조된 것으로 보이는 서쪽 성벽의 기초층에서 하늘을 향해 똑바로 누워 있는 인골 1구와 얼굴과 팔이 이 인골을 향해 있는 또 다른 인골 1구를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인골의 얼굴 주변에서는 나무껍질이 부분적으로 확인됐다. 두 인골은 결박이나 저항의 흔적이 없고 곧게 누운 점으로 미뤄 사망한 뒤에 묻힌 것으로 판단된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상나라(기원전 1600∼기원전 1000년께) 시기에 성벽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사람을 제물로 쓰는 풍속이 유행했다고 전하며,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사’에 충혜왕 4년(1343) 인주 설화와 관련된 유언비어가 항간에 돌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인골이 출토된 서쪽 성벽은 조사를 통해 5세기께 처음 축조돼 6세기에 최종적으로 보수됐고, 문이 있던 자리는 유실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경주 월성의 북쪽 해자에서는 독특한 모양의 토우(土偶, 흙으로 빚은 사람 형상의 인형)와 월성의 역사적 가치를 입증하는 목간도 나왔다.

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짐작되는 이 토우는 터번을 머리에 두르고, 허리가 잘록해 보이는 페르시아풍의 긴 옷을 입었다.

연구소는 “당나라 시대 호복(胡服)이라고 불린 소그드인의 옷과 모양이 유사하다”며 “소그드인은 중앙아시아에 살던 이란계 주민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월성 해자에서 새롭게 발굴된 목간은 모두 7점이다. 그중 한 목간에서는 ‘병오년’(丙午年)이라는 글자가 확인됐는데, 작성 시점은 법흥왕 13년(526) 혹은 진평왕 8년(586)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목간에서는 경주가 아닌 지역 주민에게 주어진 관직인 ‘일벌’(一伐)과 ‘간지’(干支), 노동을 뜻하는 ‘공’(功) 자가 함께 기록돼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당시 왕경 정비 사업에 지방민이 동원됐고, 이들을 지역 유력자가 감독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아뢰고’의 이두식 표현인 ‘백견’(白遣)이 적힌 목간, 삼국사기에는 등장하지 않는 관직명인 ‘전중대등’(典中大等)이라는 글자가 쓰인 목간도 나왔다.

이외에도 월성 해자에서는 신라시대 유적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된 곰의 뼈, 산림청이 희귀식물로 지정한 가시연꽃의 씨앗, 손칼과 작은 톱 등으로 정교하게 만든 얼레빗이 발견됐다.

이처럼 다양한 유물이 나온 해자는 5∼7세기와 8세기 이후의 건축 기법이 다소 다르지만, 500년 동안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따르면 경주 월성은 제5대 파사왕 22년(101) 축성을 시작했으며, 신라가 망한 935년까지 궁성으로 쓰였다.

문화재청은 월성에서 2014년 12월 개토제를 시작으로 3개월간 시굴을 한 뒤 2015년 3월 본격적인 발굴에 돌입했다. 작년 3월까지 이뤄진 1년차 조사 때는 통일신라시대 건물터와 흙으로 빚은 벼루조각 50여 점이 출토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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