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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균형·소외계층… 현대미술, 사회문제를 논하다

불균형·소외계층… 현대미술, 사회문제를 논하다

함혜리 기자
입력 2017-05-14 17:36
업데이트 2017-05-14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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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비엔날레 ‘예술 만세’ 주제로 11월 26일까지 개최

외신 ‘돌과 산’ 주제 한국관 톱5 선정… 이수경·김성환 본전시 참여 맹활약
제 57회 베니스비엔날레의 막이 올랐다. 13일 일반 공개에 앞서 지난 10일(현지시간) 코디최 작가의 거대한 네온설치작품으로 장식된 한국관 오프닝에 각국 언론과 미술 전문가들이 참석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제 57회 베니스비엔날레의 막이 올랐다. 13일 일반 공개에 앞서 지난 10일(현지시간) 코디최 작가의 거대한 네온설치작품으로 장식된 한국관 오프닝에 각국 언론과 미술 전문가들이 참석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예술 만세.’(Viva Arte Viva)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격년으로 열리는 세계 최고(最古)의 현대미술 축제인 베니스비엔날레 57회 행사가 언론과 VIP를 대상으로 한 사흘간의 프리뷰를 마치고 지난 13일(현지시간) 일반 공개에 들어갔다. 오는 11월 26일까지 약 200일간 바닷가에 위치한 카스텔로 자르디니와 아르세날레 전시장 등지에서 펼쳐지는 미술전의 주제는 ‘예술 만세’다.

‘카운터밸런스: 돌과 산’을 주제로 펼쳐지는 한국관 전시는 이탈리아 아트 전문지 ‘아트트리뷴’이 톱5로 꼽을 정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온라인 아트뉴스페이퍼도 눈길을 끄는 국가관 전시로 한국관을 꼽았다. 한국관은 이대형 아트디렉터가 예술감독으로 전시를 총괄해 코디최(56)·이완(38) 두 작가가 전 세계에 팽배한 정치, 경제, 문화적 불균형의 문제를 다룬다. 특히 코디최 작가가 건물 외부에 거대한 네온설치작품을 내걸어 눈길을 끌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 카지노의 상징적 이미지를 차용한 ‘베네치아 랩소디’는 국제미술계에도 뿌리내린 카지노 캐피탈리즘을 날카롭게 비판한 작품이다. 이 외에도 명작을 패러디한 ‘생각하는 사람’, ‘코디의 전설과 프로이트의 똥통’, ‘소화불량에 걸린 우주’ 등 10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완 작가는 신작 ‘고유시’와 ‘미스터K 그리고 한국사 수집’, ‘더 밝은 내일을 위하여’,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등 6점을 소개했다. ‘고유시’는 세계 각국의 1200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인터뷰를 하고 그중에서 668명을 상징하는 668개의 시계로 구성된 작품이다. 각 개인의 연봉, 노동시간, 식사 비용 등의 평균값을 작품으로 구현한 시계가 전시장 벽을 가득 채운다.
이완 작가의 ‘고유시-너의 꿈이 달의 행로와 비슷한 회전을 한다고 해도’.  작가 제공
이완 작가의 ‘고유시-너의 꿈이 달의 행로와 비슷한 회전을 한다고 해도’.
작가 제공
본전시 참가자인 이수경 작가의 ‘번역된 도자기: 신기한 나라의 아홉 용‘. 도자기 파편을 이어 붙여 만든 5m 높이의 설치작품이다.  작가 제공
본전시 참가자인 이수경 작가의 ‘번역된 도자기: 신기한 나라의 아홉 용‘. 도자기 파편을 이어 붙여 만든 5m 높이의 설치작품이다.
작가 제공
전통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이수경 작가의 퍼포먼스 ‘태양의 궤도를 따라서’.  작가 제공
전통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이수경 작가의 퍼포먼스 ‘태양의 궤도를 따라서’.
작가 제공
GAAF의 초청으로 병행 전시에 참여한 김영재 작가의 사진 ‘오후의 휴식’. 작가 제공
GAAF의 초청으로 병행 전시에 참여한 김영재 작가의 사진 ‘오후의 휴식’.
작가 제공
총감독 크리스틴 마셀(프랑스 퐁피두센터 수석큐레이터)이 큐레이팅한 본전시에는 51개국 120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하고 있다. 이수경(53) 작가는 버려진 도자기 파편을 이어 붙여 만든 5m 높이의 ‘번역된 도자기: 신기한 나라의 아홉 용’을 선보였다. 작가는 “중국의 설화 중 인간세계에서 마술적인 효험을 펼치는 용의 아홉 자식 이야기에서 제목을 따왔다”며 “도자기 작품에 새겨진 파편화된 용의 이미지를 따라가면서 과거와 현재 사이에 유실된 지점을 찾아내는 방법을 모색하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지난 11일 가리발디 공원에서 전통 음악과 무용, 보디빌딩과 현대음악이 어우러진 12분 길이의 퍼포먼스 ‘태양의 궤도를 따라서’도 진행했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며 활동하는 김성환(42) 작가는 흑인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작품을 선보였다. 미국 사회 내에 존재하는 강한 소외계층과 약한 소외계층의 관계가 작업의 시작점으로, 작가는 이상적인 사회를 향한 교육과 신뢰를 잃은 현실 사이에서 나름대로 정체성을 찾아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중 베네치아 시내의 여러 전시장에서는 다양한 병행 전시가 열린다. 바다를 주제로 작업해 온 사진작가 김영재는 네덜란드의 비영리재단 GAAF 초청으로 팔라초 모라에서 열리는 ‘퍼스널스트럭처’전에 참여해 2.7m 길이의 사진작품 ‘오후의 휴식’을 선보이고 있다. 일제시대부터 사용된 우리 바다의 김 양식장을 서정적으로 담은 작품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2017-05-1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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