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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마 이겨낸 아내 고마울 따름이죠”

“병마 이겨낸 아내 고마울 따름이죠”

박홍환 기자
입력 2017-04-30 22:16
업데이트 2017-04-30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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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16쌍 합동결혼식

결혼식 10년 미룬 김남규 상사 등 특별한 사연 가진 커플 백년가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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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마지막 토요일인 지난 29일 충남 계룡대 육군참모총장 공관 정원에서 열린 16쌍의 장병 및 군무원 결혼식에서 신부들이 신랑이 받쳐 준 우산 아래서 예식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합동결혼식은 육군의 ‘행복한 가정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2월 초부터 진행한 공개 모집에 응한 120여쌍 중 특별한 사연을 가진 16쌍을 선정했다. 계룡 연합뉴스
4월의 마지막 토요일인 지난 29일 충남 계룡대 육군참모총장 공관 정원에서 열린 16쌍의 장병 및 군무원 결혼식에서 신부들이 신랑이 받쳐 준 우산 아래서 예식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합동결혼식은 육군의 ‘행복한 가정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2월 초부터 진행한 공개 모집에 응한 120여쌍 중 특별한 사연을 가진 16쌍을 선정했다.
계룡 연합뉴스
육군 김남규(41) 상사는 2002년 다섯 살 연상의 박훈아(46)씨를 처음 본 순간부터 반려자로 점찍고 사랑을 키워 왔다. 박씨 역시 김 상사와의 결혼을 서둘렀다. 두 사람은 만난 지 3년 만에 결혼하기로 했지만 최전방 일반전초(GOP) 부대에서 근무 중이던 김 상사가 시간을 낼 수 없어 혼인 신고만 하고 결혼식은 미뤘다.

두 사람은 2007년 어렵게 결혼식 날짜를 잡았다. 그런데 이번엔 병마가 심술을 부렸다. 결혼식을 앞둔 박씨에게 유방암 판정이 내려졌다. 박씨는 결혼식 당일 웨딩드레스 대신 수술환자복을 입어야 했다. 두 사람은 굴복하지 않았다. 김 상사는 혼신을 다해 병구완을 했고 마침내 박씨는 2014년 병마를 완전히 물리쳤다. “병마를 이겨낸 아내가 고마울 따름이지요.” 김 상사와 박씨는 마침내 꿈에 그리던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 29일 온갖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충남 계룡대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김 상사를 비롯한 육군 소속 군인과 군무원 16쌍의 합동결혼식이 열렸다.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검은 예복을 입고 직접 주례를 섰다.

이번 합동결혼식은 육군의 ‘행복한 가정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준비됐다. 김 상사 부부 외에도 결혼 준비금을 아버지 치료비로 사용하느라 결혼식을 미룬 천동식(26) 중사 부부, GOP 부대에서 사랑을 키워 백년가약을 맺은 하새날(28) 중사와 박형준(24) 하사 부부, 필리핀 영주권을 포기하고 병사로 군 복무를 마친 다음 부사관이 된 조영진(28) 하사 부부 등이 포함됐다. 육군은 2월 초부터 진행한 공개 모집에 응한 120여쌍 중 특별한 사연을 가진 16쌍을 선정했다.

결혼식과 피로연, 청첩장 제작, 웨딩사진 촬영, 3박 4일의 제주도 신혼여행 비용 등은 모두 육군이 지원했다. KT&G, LG유플러스, 롯데하이마트 등 민간기업들도 육군의 좋은 취지에 기꺼이 동참했다. 장 총장은 주례사를 통해 “결혼은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며 좋은 배우자가 되려고 할 때 행복해지는 법”이라면서 이들의 앞길을 축복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2017-05-0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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