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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 사라져 가는 국가… 어떤 리더가 살리나

후손 사라져 가는 국가… 어떤 리더가 살리나

손원천 기자
손원천 기자
입력 2017-04-28 17:34
업데이트 2017-04-2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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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국가를 생각하다/토드 부크홀츠 지음/박세연 옮김/21세기북스/488쪽/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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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는 7550만명의 아이가 있다. 이들은 9000만 마리의 고양이, 7500만 마리의 강아지와 함께 살아간다. 반려동물 시장에서 페츠마트, 펫코 등 기업의 연매출은 100억 달러(약 11조 3000억원) 정도다. 반면 미국 최대의 유아매장인 칠드런스 플레이스의 연매출은 18억 달러에 불과하다. 미국의 경우 사람들의 관심이 아이들보다 반려동물에게 더 많이 쏠리고 있는 듯하다. 미국 여성들은 평균 1.89명의 아이를 출산한다. 이는 질병, 전쟁 등의 변수를 고려할 때 안정된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출산율인 ‘대체율’ 2.1명에 못 미치는 수치다. 서유럽 국가들은 더하다. 독일은 1.4명, 이탈리아는 1.39명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1861년 이탈리아 왕국 이래 최저치다. 급기야 이탈리아 보건장관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나라는 지금 죽어가고 있다”고. 왜 이런 통계를 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미국 중앙정보국이 펴낸 ‘월드팩트북’에선 한국의 출산율을 1.25명으로 적고 있다. 224개국 중 220위다. 이 수치라면 한국도 죽어가고 있다.

새 책 ‘다시, 국가를 생각하다’는 강대국들이 번영과 함께 직면하는 분열 양상을 파헤치고 있다. 책은 한 국가가 번영의 시절을 끝내고 파국을 맞을 때 나타나는 공통된 경향을 발견했다. 그중 하나가 출산율 하락이다. 이어 국제무역의 활성화, 부채 증가, 근로 윤리의 쇠퇴, 애국심의 소멸 등 다섯 가지 ‘번영의 대가’를 치르며 파국의 길로 들어선다.

책은 1부 ‘분열의 원인’과 2부 ‘리더의 자격’으로 나뉜다. 1부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강대국들의 분열 과정을 살피고, 2부는 쇠락하는 국가를 회생시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국가가 번영할수록 출산율은 떨어진다. 고대 스파르타인들은 정복 전쟁으로 많은 노예를 소유하게 되면서 자녀들의 노동에 의지하지 않게 됐다. 많은 자녀는 여유의 부족을 의미하고, 자신의 재산을 더 많은 사위와 며느리에게 나눠 줘야 한다는 뜻이었다. 기원전 4세기 초반 스파르타 인구는 80%나 감소했다.

국가 쇠락의 다섯 가지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리더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피정복 민족을 결집하고 포용했던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 민족적 자부심을 고취했던 터키 건국의 아버지 케말 아타튀르크, 일본 메이지 유신 시대의 지도자들, 이스라엘의 여성 지도자 골다 메이어 등에 주목하며 리더의 덕목과 자격을 이야기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2017-04-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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