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흔들리는 꽃결/이진아 · 전대미문(前代未聞)/김경미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흔들리는 꽃결/이진아 · 전대미문(前代未聞)/김경미

입력 2017-04-21 17:52
업데이트 2017-04-22 00:4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전대미문(前代未聞)/김경미

그녀가 떠났다
그가 떠났다

독사진 속으로 구급차가 들어간다
눈동자가 벽에 부딪힌다
방석이 목을 틀어막는다
안개가 촛불에 제 옷자락을 갖다댄다
우편배달부가 가방을 찢어버린다
가로수가 일제히 자동차 위로 쓰러진다

숨을 멈춰도 끊어지지 않는다

누가 누구와 헤어지는 건
언제나

전대미문의 일정이다

‘전대미문’(前代未聞)이란 이제껏 들어 본 적 없는 소식이란 말이다. 젊은이들의 말로 해석하면 ‘엽기적’이란 말이다. 무엇이? 사랑하다가 헤어지는 일이 그렇다는 것이다. 눈동자가 벽에 부딪히고, 방석이 목을 틀어막고, 안개가 촛불에 제 옷자락을 태우고, 우편배달부가 가방을 찢는 일들! 그 듣도 보도 못한 놀랄 만한 사건들이 남녀가 헤어지면서 생기는 일이란다. 사랑이 결딴나서 벌어지는 비극이란다.

장석주 시인

2017-04-22 22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