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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응급환자 5년새 10배로…‘실신·화상’ 많아

항공기 응급환자 5년새 10배로…‘실신·화상’ 많아

입력 2017-04-19 09:09
업데이트 2017-04-1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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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간호대학, 항공기 응급환자 2천800여명 분석결과

비행기 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응급환자는 갑작스럽게 정신을 잃는 ‘실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간호대학 최스미 교수팀은 2009∼2013년 사이 국내 한 항공사가 작성한 항공기 내 응급환자 의무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이 연구논문은 국제여행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ournal of Travel Medicine) 최근호에 발표됐다.

논문을 보면 이 항공사에서는 조사 기간에 총 2천818명의 기내 응급환자가 발생했다. 승객 100만명당 응급환자 발생 건수로는 2009년 5.2명에서 2013년 52명으로 10배 늘었다.

또 같은 기간 15명이 항공기 내에서 사망했으며, 응급환자 발생으로 15차례에 걸쳐 항공기가 회항한 것으로 파악됐다. 5년 동안에 한 항공사에서만 매년 3명이 기내에서 숨지고, 3차례의 회항이 발생한 셈이다.

항공기 내 응급처치 중에는 객실승무원 단독으로 시행된 응급처치가 52%(1천471건), 의사·간호사 등의 의료진 승객에 의해 시행된 응급처치가 47.8%(1천347명)를 각각 차지했다.

응급환자의 질환별로는 ‘실신·전실신’ 환자가 18.1%로 가장 많았다.

실신은 급작스러운 뇌혈류 감소로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것을 말한다. 이와 달리 전실실은 실신은 아니지만, 갑자기 근육의 힘이 빠지면서 어지럽고 곧 쓰러질 것 같다는 느낌이 나타났을 때를 의미한다.

기내에서 실신이나 전실신이 많은 것은 장시간 좁은 공간에 부동자세로 앉아있으면서 혈액이 다리에 몰리게 되고 이때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런 환자가 발생하면 다리를 심장보다 높이 올려주거나 벨트 또는 단추를 풀어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다음으로는 외상(14.1%), 오심·구토(10.1%), 호흡기 증상(9.9%), 소화기 증상(9.6%), 심장질환(7.6%), 알레르기(4.7%) 등의 순이었다.

외상 중에는 화상(159건)이 가장 많았다. 화상의 원인으로는 기내에서 제공한 커피·차(44%), 국(17%), 컵라면(8.2%) 등이 주로 지목됐다.

기내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환자 중 90%는 착륙 전에 완전히 회복됐지만, 10%는 착륙 후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송환자는 화상 또는 실신이 대부분이었으며 실신의 경우 심장 부정맥 등의 심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최스미 교수는 “평소 심장질환이 있는 승객은 비행 전 건강 상태를 정확히 항공사에 알리고, 장시간 비행 중에는 주기적으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거나 걷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사도 응급 화상 환자 발생 시 흐르는 물을 대신해 쓸 수 있는 하이드로젤 거즈(hydrogel gauze)를 꼭 탑재해 화상 부위에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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