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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은 ‘野 민심의 풍향계’…역대 호남승자 모두 본선行

호남은 ‘野 민심의 풍향계’…역대 호남승자 모두 본선行

입력 2017-03-27 20:14
업데이트 2017-03-2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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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012년, 노무현·정동영·문재인 호남서 승리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뜻으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어록에 등장하는 글귀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이 말을 조금 슬쩍 바꿔 호남에 내려갈 때마다 ‘약무호남 시무민주’라고 말한다.

그만큼 호남 지역의 ‘전략적 선택’이 민주당에 끼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당내의 역대 대선후보 경선을 봐도 그렇다. 2002년 ‘노무현의 기적’은 광주에서 시작됐다.

‘이인제 대세론’이 형성돼 있던 와중에 그해 3월 16일 노무현 후보는 새천년민주당 광주 국민경선에서 1천568표 중 595표를 얻어 38.0%의 득표율로 491표를 얻는 데 그친 이인제 후보를 따돌렸다.

그 뒤로는 거침이 없었다. 이 후보의 지역적 기반인 대전·충청에서만 승리를 내줬을 뿐 전북을 포함한 그 외의 지역에서는 모두 노 후보가 이기며 본선에 진출했고 대선에서도 이겼다.

국민경선에 들어가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0%도 안 되는 군소후보였던 노 후보의 당선은 광주에서의 승리가 없다면 불가능했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호남의 선택이 당의 대선후보를 결정했다.

이 당시 경선은 호남을 지역적 기반으로 둔 민주당의 ‘당심’이 ‘민심’을 이긴 결과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민심에서 우위를 보이던 손학규 후보는 본경선의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50%로 하자고 주장했고, 당 조직이 앞서던 정동영 후보는 여론조사 불가를 주장했다.

당은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10%로 정했다. 경선 결과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던 광주·전남 경선에서 정 후보는 2만6천65표를 얻어 1만9천906표를 얻은 손 후보를 꺾고 대선후보로 결정된다.

2012년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호남의 선택이 당의 선택이었다.

경선 초반 제주·울산·강원 지역에서 모두 이긴 문재인 후보는 전북에서 37.54%의 득표율로 이 지역 출신인 정세균 후보를 누르고 1위를 기록하더니 광주·전남 경선에서도 48.46%의 지지율로 승리, 결선투표 없이 대선 본선에 나섰다.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는 광주를 비롯한 호남의 민심은 야권의 운명을 결정해 왔다.

1997년 대선에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수평적인 정권교체를 이룬 경험으로 참여정부까지 탄생시킨 주역인 호남 민심의 전략적 판단이 민주당 전체의 민심을 좌우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호남 지역의 경선 결과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바로미터’가 됐던 현상은 이번 경선에서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02년과 2007년, 2012년 호남 경선은 제주·울산 경선 등을 거친 뒤에 치러졌지만 이번에는 첫 경선지가 호남이어서 선행지표로서 다른 지역의 민심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민주당의 호남경선에서 60.2%를 득표하며 ‘대세론’을 수치로 증명한 문재인 전 대표가 이 기세를 이어 간다면 2012년에 이어 전 지역을 ‘싹쓸이’하며 무난하게 본선에 갈 확률이 높게 점쳐진다.

2, 3위를 하고도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하지 못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상대적으로 고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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