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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조원짜리 트럼프장벽 괜한 짓…30년 채안돼 밀입국자 0명”

“24조원짜리 트럼프장벽 괜한 짓…30년 채안돼 밀입국자 0명”

입력 2017-03-27 16:56
업데이트 2017-03-2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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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연구팀, 美-멕시코 소득 차 감소와 멕시코 인구학적 변화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로부터 불법이민을 막기 위해 216억 달러(2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장벽설치를 강행하지만, 일자리를 찾아 불법 입경하는 젊은 멕시코 노동자들이 이미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 30년도 되기 전에 장벽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든 핸선 등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 연구팀이 최근 브루킹스연구소 간행 ‘브루킹스 경제활동 논문집(BPEA)’ 2017 봄호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멕시코와 여러 남미 국가들에서 노동력 공급의 성장세가 둔화함에 따라 젊은 비숙련 노동자들의 미국 유입이 지속해서 줄어들어 2050년이면 사실상 0(零)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따라서 미국 정부의 정책수립자들이 더 시급하게 착수해야 할 문제는 멕시코 노동자들의 불법 입국 방지가 아니라, 이미 오래전에 입국한 장기 불법 체류자들의 노후 대책이라고 연구자들은 강조했다. 이들 중 다수는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공공의료보장 수혜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멕시코와 남미로부터 미국 내 일자리를 찾아 불법 이주하는 18~33세 사이의 젊은, 고교 졸업 이하의 비숙련 노동자들이 급증했으나,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 대침체기가 시작된 2007년 이래 2014년까지 그 숫자는 연평균 16만 명씩 급감했다.

이에는 미국 주택시장의 붕괴로 인한 건설 인력 수요 감소, 미국 측의 국경감시와 불법이민 단속 강화 등도 영향을 미쳤으나, “이는 이미 불가피한 현상을 조금 앞당기는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근본적으로, 멕시코와 남미의 경제가 1980, 90년대의 불안정기를 벗어나 2000년대 들어 눈부실 정도는 아니지만, 꾸준히 성장하면서 미국과 이들 지역 국가 간 소득 수준 차이가 좁혀진 게 불법 이민 유인을 줄였다는 것이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진 멕시코의 중간 소득자가 미국으로 이주, 일하면 소득이 2.3배 늘었으나, 2007년 이후엔 1.75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상황에서 멕시코와 남미에서의 인구학적 변화에 주목, 불법 이민 감소 추세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970년대 후반까지 이어진 남미의 베이비붐 때문에 2000년대 초까지 노동력 공급이 넘쳤으나, 인구학적 변화로 인해 남미에서도 노동력 공급이 줄어듦에 따라 미국으로 이주하려는 젊은 노동 인구도 줄어들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반면, 1980년대만 해도 미국에 있는 멕시코 출신 노동 인구의 평균 나이는 약 22세였으나, 지금은 40세이고 2040년까지는 거의 70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트럼프의 불법 월경 방지 장벽에 대해 “이미 과거 일이 돼 버린 이민 급증을 막는 장벽을 왜 세우려 하느냐”고 물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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