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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이후 우파 움직이기 시작… 대선 판세 달라질 것

탄핵 이후 우파 움직이기 시작… 대선 판세 달라질 것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7-03-26 18:14
업데이트 2017-03-26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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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대선주자 홍준표 경남지사 - 대담 이종락 정치부장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는 2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지지율 상승과 관련해 “대한민국 건국 이래 나라를 운영해 온 집단은 우파 집단”이라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자신의 의사표현을 숨겼던 우파 집단이 의견을 드러내기 시작한 게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각 당의 대선 후보가 정해진 뒤 일주일이 지나면 기울어진 운동장이 펴지면서 판세가 달라질 것”이라면서 “후보 등록일 전 10일 동안 후보 단일화를 위한 정치 협상이 숨가쁘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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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지사가 26일 서울 여의도 경남도 서울본부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홍준표 경남지사가 26일 서울 여의도 경남도 서울본부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이 나온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하는 것도 검토하겠다’는 발언은 계산된 건가, 아니면 즉흥적인가.

-나는 즉흥적인 발언을 하지 않는다. 22년간 정치하면서 아침에 일어나 대한민국의 모든 현안에 대한 입장 정리를 한 시간 정도 한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제 의견을 숨기지 않고 바로 답변을 한다. 절대 즉흥적으로 발언하지 않는다. 자살 검토 발언을 민주당이 쟁점으로 삼는데, 노 전 대통령은 640만 달러(약 70억원)를 받았기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고, 나는 돈을 받은 일이 없기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에서 한 말이다.

→노 전 대통령이 640만 달러를 받았다는 증거가 있나.

-노 전 대통령 뇌물 수수 사건 수사 결과를 2009년 검찰이 발표를 했다. 모든 증거가 당시 발표문에 다 나와있다. 당시 수사기록을 공개하면 새로운 사실이 또 나올 것이다. 당시 대검은 최소한의 사실만 발표했다고 알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자식들 집 사줄 돈이 필요하고, 사위 사업 자금도 필요했는데, 노 전 대표와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가까운 사이라고 주장하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몰랐을 리 없다.

→‘문재인 대세론’을 여전히 2002년 ‘이회창 대세론’과 닮은꼴이라고 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지지율 37~38%는 7년간 지속됐다. 그런데 이회창이 대통령이 됐나. 못됐다.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을 저는 20% 내외로 본다. 일부 여론조사 기관들은 국민에게 착시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야당이 여론조사기관들을 어떻게 ‘매니지먼트’(관리)를 하는지 잘 안다. 문재인 정부가 탄생하면 국정 여론조사를 맡기 위해 줄을 서는 것이다.

→여론조사를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건가.

-2004년 노무현 탄핵 정국때 서울 동대문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그때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 48%, 내가 16% 나왔다. 선거가 끝난 뒤 득표율을 보니 내가 1.2% 포인트 이겼다. 과연 16일 만에 34%가 뒤집어졌을까. 그건 아니다. 당시 야당이 탄핵 반대 여론을 주도하니까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지금 여론조사 지표가 그 당시 여론조사 결과와 똑같다. 그래서 여론조사를 믿지 않는다.

→바른정당 경선은 유승민 의원이 앞서가고 있는 데 대주주는 김무성 의원이다. 연대가 가능하겠나.

-작은 물줄기는 큰 물줄기에 따라오게 돼 있다. 따라오지 않으면 바로 말라버린다.

→국민의당과의 연대는.

-국민의당과 손 잡으면 영호남이 결합하면서 악질적인 지역감정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얘기가 되면 그런 구도는 아주 좋은 구도다.

→당내 ‘양아치 친박’(양박)으로 꼽은 사람이 누군가.

-누구라고 특정하기 어렵다. 극히 일부분이다. 탄핵과 함께 양박은 없어졌다. 이제 당 내에는 골박(골수 친박)만 남았다. 양박과 골박은 다르다. 양박은 박근혜 정부가 이렇게 되는 데 역할을 한 사람들이다.

→한국당 대선 후보가 되면 골박과의 관계는 어떻게 다져나갈 것인가.

-선거는 대통합구도로 가야 한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된다. 대선에서는 지게 작대기 하나도 필요하다고 했다. 모두 감싸안고 대통합구도로 가야 한다. 적도 감싸 안아야 할 상황이 생길텐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법 처리 문제에 대한 입장은.

-박 전 대통령 신병 처리에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가 신병 처리 후 문 전 대표에게 미칠 영향일 것이다. 문 전 대표도 ‘구속하면 동정 여론이 대선때 폭발하지 않을까. 불구속하면 국민 여론이 어떻게 될까’라며 고심하고 있을 것이다. 내 주장은 박 전 대통령 신병 처리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검찰은 전부 앉아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야당이 정권을 다 잡은 것처럼 알고 있다. 검찰이 야당과 협의를 해 (박 대통령) 신상을 처리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한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가.

-우파 대표를 뽑아서 청와대에 보내놨더니 강남에서 지저분하게 노는 애들하고 같이 놀았던 허섭스레기 같은 여자와 국정을 논했으니 국민들이 얼마나 부끄럽겠나. 춘향이인줄 알고 뽑았는데 향단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범죄 유무를 떠나서 국회에서 탄핵한 것은 싸다고 본다. 당연히 탄핵돼야 한다. 그런데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판결문을 읽어보니 확정된 증거가 하나도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이나 특검 수사를 거부했다는데, 대통령 뿐만 아니라 모든 피의자는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거짓말하고 숨기는 것은 형사소송법상 피의자의 권리다. 그것을 밝혀내는 게 수사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양형 사유가 되지, 탄핵 사유는 되지 않는다고 봤다. 확실한 증거를 갖고 해야하는데, 헌재는 ‘원님 재판’을 했다. 집회 시위를 통한 대중 탄핵은 ‘인민재판’이다. 표현이 과할지 모르지만, 헌재 판결문 보니까 헌법재판관들이 부끄러운 판결을 했다.

정리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7-03-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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