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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달라진 눈빛’으로 첫 샴페인 터뜨린 미국

[WBC] ‘달라진 눈빛’으로 첫 샴페인 터뜨린 미국

입력 2017-03-23 15:16
업데이트 2017-03-2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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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함·단결력·애국심으로 뭉친 빅리거들, 마침내 경쟁국 압도

‘야구 종가’ 미국이 마침내 ‘달라진 눈빛’으로 야구 국가대항전인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첫 샴페인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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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WBC 결승서 푸에르토리코에 8-0 완승
미국, WBC 결승서 푸에르토리코에 8-0 완승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우승한 미국 대표팀이 환호하고 있다. 이날 미국은 상대 푸에르토리코를 8-0으로 제압하며 사상 첫 우승을 따냈다.
AP 연합뉴스
미국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끝난 결승에서 푸에르토리코를 8-0으로 완파하고 2006년 출범한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종전 최고 성적이 2009년 준결승 진출이었을 정도로 미국은 이 대회에서 맥을 못 췄다.

선수 전원을 세계 최고 리그에서 뛰는 메이저리거로 구성하고도 변방에서 온 복병들에 번번이 덜미를 잡혔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1, 2라운드와 준결승·결승 토너먼트까지 8경기를 치르는 동안 세 번의 탈락 위기가 있었지만, 미국은 모두 설욕전을 펼치며 승승장구했다.

미국은 1라운드에서 2승 1패를 거둬 지난 대회 챔피언 도미니카공화국(3승)에 이어 C조 2위로 2라운드에 진출했다.

2라운드에서 푸에르토리코에 패해 또 탈락 고비에 이른 미국은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단두대 매치’에서 6-3으로 승리, 1라운드 패배를 되갚고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에선 2009년 WBC 4강전에서 4-9로 패한 일본을 2-1로 어렵게 따돌리고 결승에 진출했다.

상승 무드를 탄 미국은 2라운드에서 5-6으로 석패한 푸에르토리코를 결승에서 다시 만나 공수에서 완벽한 힘의 우위를 뽐냈다.

정규리그 직전에 열리는 WBC를 메이저리그 시범 경기 정도로 여기던 과거 선수들과 달리 이번 미국 선수들의 눈에는 독기가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이전 세 차례 대회에서 지나치게 여유를 보이던 것과 달리 이번 대회에서 미국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었다”면서 “선수들의 면면이 과거보다 화려하다고 말할 수 없으므로 달라진 마음가짐이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평했다.

송 위원은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의 구심점으로 지난해 한국인 타자 김현수(29)의 팀 적응에도 큰 도움을 준 애덤 존스가 이번 미국 대표팀에서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하고 몸을 날리는 호수비를 펼친 점에 주목했다.

존스는 최근 일간지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클럽하우스에서 나보다는 ‘우리’를 강조하며 누구랄 것 없이 희생에 앞장선다”며 성조기 아래 모인 빅리거들의 단결된 모습을 소개하기도 했다.

조 2위로 아슬아슬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최대 난적으로 꼽힌 일본도 1점 차로 간신히 제치면서 미국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이 나아지고 덩달아 미국 팬들의 관심도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명장 중 한 명이던 짐 릴랜드 감독의 통솔력도 미국 우승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릴랜드 감독은 1997년 플로리다 말린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지휘했다.

내셔널리그에서 두 번, 아메리칸리그에서 한 번 등 총 세 차례 리그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된 그는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지도 철학을 실천하며 ‘모래알’이라던 미국 팀을 하나로 묶어 마침내 WBC 우승 숙원을 풀었다.

우승이 결정되는 이날 결승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세 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어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버스터 포지 대신 자신의 선수 교대 출전 방침 대로 전날 쉰 조너선 루크로이(텍사스 레인저스)를 믿고 내보낸 것도 릴랜드 감독의 선수 기용 철학을 엿보게 한다.

선수들이 단기전을 치르면서 그간 몰랐던 동료를 더욱 잘 알게 돼 친밀도를 높인 것도 조직력이 배가된 이유다.

올림픽, 프리미어 12 등 국가 대항전을 상대적으로 자주 치른 우리나라나 일본과 달리 미국은 최고를 자부하는 메이저리거들이 단일팀을 구성하는 경우는 이 대회 말곤 없기 때문이다.

송 위원은 “전·현직 메이저리거를 앞세운 푸에르토리코, 네덜란드, 이스라엘 등의 선전이 미국 대표 선수들의 승리욕을 자극한 것도 선전의 이유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선전은 WBC 대회 사상 처음으로 관중 100만 명 돌파라는 대회 흥행으로 직결됐고 이 덕분에 야구 최강국 결정전이라는 대회 취지도 살게 됐다.

결국 ‘절대 강자’ 권좌를 차지한 미국과 이제 미국을 넘으려는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 한국, 일본 등 여타 경쟁국의 설욕 의지가 맞물려 이런 분위기가 2021년 열리는 5회 대회 흥행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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