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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학술행사에도 사드 불똥…中의료인 무더기 방한 취소

순수 학술행사에도 사드 불똥…中의료인 무더기 방한 취소

입력 2017-03-23 10:36
업데이트 2017-03-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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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계 국제학술대회 줄줄이 대기…유사사례 잇따를 듯

우리나라의 사드배치 결정 이후 국내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키로 했던 중국 의료인들이 무더기로 방한을 취소했다.

중국 의료인들은 앞으로 예정된 국제학술대회에도 대거 불참할 것으로 예상돼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순수 학술행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23일 대한갑상선학회에 따르면 이달 16∼19일 부산에서 열린 ‘제12차 아시아ㆍ오세아니아 갑상선학회 및 대한갑상선학회 2017 춘계학술대회’에 참석 예정이던 중국 측 의료인 60명 중 40명이 방한하지 않았다.

이들 대부분은 불참 사유로 개인 사정을 내세웠으나, 국내 의학계에서는 한국 방문을 자제하라는 중국 정부의 지침에 따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이 학술대회는 중국 측 인사가 20명만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당시 이 학술대회에는 일본(60명)ㆍ인도네시아(55명)ㆍ필리핀(32명)ㆍ대만(24명) 등의 의료인들이 참석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의학 분야 학술대회에는 한국의 수술법과 연구실적에 관심이 있는 중국 의료인들이 참가하는 경우가 흔했다.

갑상선학회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봄철을 맞아 줄줄이 국제학술대회를 준비중인 국내 의학계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행사에는 이미 중국 의료인들이 상당수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회 관계자는 “갑상선학회에 중국 의료인이 꽤 많이 불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봄에 국제학술대회를 준비 중인 대다수 학회가 긴장하고 있다”며 “중국 의료인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학술대회 자체가 차질을 빚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시아권에서 중국 의료인의 규모는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고 전했다.

다른 학회 관계자는 “외교적 문제가 의학계까지 영향을 미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국 의료인과 함께 진행한 공동연구 결과를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려던 연구자가 이를 취소하고 아예 다음 기회로 발표를 미루는 경우도 있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의 한 교수는 “공동연구를 한 중국 의료인이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연구 결과를 언론 등에 노출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며 “사드배치 논란이 잠잠해지면 그때 연구논문 결과를 알리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 들어 잠시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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