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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운 중소기업’ 대기업-중기 은행대출 금리차 9년만에 최대

‘서러운 중소기업’ 대기업-중기 은행대출 금리차 9년만에 최대

입력 2017-03-19 14:13
업데이트 2017-03-1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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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0.55%p로 확대…금리상승기 자영업자 등 중기 부담 갈수록 커져

국내 시장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은행권 대출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받는 금리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지난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자영업자 포함) 대출금리 평균은 연 3.69%(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로 대기업 대출금리(3.14%)보다 0.55% 포인트(p) 높았다.

이는 0.63%포인트 벌어졌던 2007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격차다.

앞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금리 격차는 2012년 0.48%포인트에서 2013년 0.46%포인트로 떨어졌다가 2014년 0.50%포인트, 2015년 0.47%포인트를 각각 기록했다.

작년에 격차가 확대된 것은 대기업 대출금리가 중소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2015년 3.40%에서 지난해 3.14%로 0.26%포인트 떨어진 반면, 중소기업은 3.87%에서 3.69%로 0.18%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한국은행이 작년 6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인하한 효과가 상대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에 덜 미친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들의 리스크(위험) 관리가 중소기업 중심으로 강화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금리 차이가 확대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심사를 더 까다롭게 하면서 금리도 높게 설정했다는 얘기다.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항상 대기업보다 높았던 것은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대기업들이 잇따라 쓰러지면서 1990년대 후반에는 대기업 대출금리가 중소기업보다 높았다.

그러나 2002년부터 은행들은 신용위험이 커진 중소기업에 대기업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엇갈리고 있는 점도 대기업-중소기업 간 금리 격차를 불러오고 있다.

한은의 기업경영분석 통계를 보면 2015년 대기업의 부채비율은 107.7%로 전년(127.0%)보다 19.3%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중소기업의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161.4%에서 182.0%로 올랐다.

대기업은 회사채 발행 등 직접금융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하면서 은행 빚을 갚고 있지만, 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은 여전히 금융기관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한은의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은행의 대기업 대출금은 작년 한 해 9조7천억원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 대출금은 30조5천억원 늘어났다.

특히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에 포함되는 자영업자의 부채 부담이 크다.

자영업자들은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을 많이 찾는다.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미국 금리 인상을 따라 우리나라의 시중금리도 오르면서 중소기업이 더 불리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는 점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대기업들은 대출을 받을 때 여러 은행을 이용하면서 ‘금리 주도권’을 가질 수 있지만,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들은 만기연장, 금리 결정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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