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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전인대 업무보고, 한국 쏙 뺐다

中전인대 업무보고, 한국 쏙 뺐다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7-03-05 22:16
업데이트 2017-03-05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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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핵심정책 보고서 삭제

시진핑, 사전에 2차례 열람·수정
자랑하던 한중 FTA성과도 빠져
한국과의 관계 전면적 재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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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5차 전체회의 개막식에서 리커창(오른쪽)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전인대에 보고된 중국의 ‘2017년 업무보고’에서 ‘한국’이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이는 ‘사드 갈등’ 때문으로 해석된다. 베이징 EPA 연합뉴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5차 전체회의 개막식에서 리커창(오른쪽)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전인대에 보고된 중국의 ‘2017년 업무보고’에서 ‘한국’이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이는 ‘사드 갈등’ 때문으로 해석된다.
베이징 EPA 연합뉴스
중국의 ‘2017년 정부 업무보고’에 ‘한국’이 사라졌다. 서울신문이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보고된 중국 정부의 ‘2017년 정부 업무보고’와 지난 2년 동안의 업무보고를 확인한 결과 한국과의 경제 교류를 유달리 강조한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한국이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낭독한 업무보고는 올해 중국 정부가 추진할 핵심 정책이 총망라돼 있다. 업무보고는 총리가 국무원 특별팀과 함께 1만 9000자에 이르는 문구를 직접 쓰고 다듬으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사전에 두 차례 열람하고 수정 지시를 내리는 문서이다.

중국은 2015년 업무보고에서 “중·한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실질적 협상이 타결됐다”고 평가한 뒤 “중·일·한 FTA 협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2016년에도 중·한 FTA 및 중국·아세안 자유무역구의정서 체결을 무역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로 꼽은 뒤 “중·일·한 FTA 협상을 가속화하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적극 추진하고 체결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올해 업무보고 중 지난해 평가 부분에서는 한·중 FTA 1년에 대한 평가가 전혀 없다. 올해 업무계획을 설명한 부분에서는 중·일·한 FTA 부분을 아예 들어내 사실상 3국 FTA의 포기를 천명했다. 대신 중국이 아세안과 주도하는 RCEP 협상을 타결할 것과 아태자유무역구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는 대목만 부각시켰다.

특히 중국 정부의 올해 업무보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 정책에 맞서 “각종 형태의 보호주의를 반대하고 자유무역을 수호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런데 정작 중국이 지난 2년 동안 가장 성공적인 FTA라고 상찬한 한국과의 FTA는 생략해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20여년 중국 정부 업무보고서를 접했지만, 한국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면서 “중국 지도부가 사드를 의식해 의도적으로 뺐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경제 전문가는 “중국은 한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를 이미 전면 재고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사드 보복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추측은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중국이 주변국 가운데 선린우호의 업적으로 내세울 만한 국가가 한국밖에 없었다”면서 “한국과 상당히 거리를 두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진단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7-03-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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