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이 진위논란이 있는 ‘미인도’를 일반에 공개하기로 하자 고(故)천경자(1924∼2015) 화백의 유족 측이 반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4월 18일 과천관에서 개막하는 ‘소장품 전: 균열’을 통해 ‘미인도’를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25일 밝혔다. 미술관은 26년간 수장고에 있었던 ‘미인도’의 공개 이유에 대해 “소장품 공개는 미술관 의무이며 궁금해하는 국민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유족 측은 전시 강행 시 사자(死者) 명예훼손과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하겠다며 즉각 반발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국립현대미술관은 26일 “명제표에 작가명을 제외한 작품정보와 그동안의 논란경과를 전시장에 부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작품 옆에 작가 이름을 표기하지 않고 위작 논란에 대한 설명을 담으로써 저작권법 위반 가능성을 피해가겠다는 것이다. 미술관 측은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미인도’를 전시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유족 측은 이 또한 저작권 위반이라면서 고소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공동 변호인단의 배금자 변호사는 “위작인 해당 작품에 이미 ‘경자(鏡子) 1977’이라고 나와 있는데 작가 이름을 표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저작권법 위반이 아니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면서 “국립기관은 위작을 폐기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