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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뜬금없이 ‘어젯밤 스웨덴테러’ 시사…스웨덴 “황당하네”

트럼프, 뜬금없이 ‘어젯밤 스웨덴테러’ 시사…스웨덴 “황당하네”

입력 2017-02-20 09:52
업데이트 2017-02-2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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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정부 ‘테러 가능성 일축’…빌트 전 총리 “트럼프 약 먹었냐?”논란 커지자 트럼프 트윗 해명 “폭스뉴스 방송과 관련된 발언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州) 멜버른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 연설에서 전날 밤 스웨덴에서 테러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해 주위를 어리둥절케 했다고 미국 언론이 19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연설 도중 중동 난민 수용 정책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우리나라를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면서 “독일에서 일어난 일들을 보라. 어젯밤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을 보라”고 말했다.

이어 “누가 믿겠느냐? 이런 일이 스웨덴에서 일어났다고”라면서 “그들은 많은 사람(난민)들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들은 그동안 전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과 같은 문제들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브뤼셀에서, 전 세계에서 일어난 일들을 봐라. 니스 사건을 보고 파리 사건을 보라”면서 “수많은 사람을 우리나라에 받아들였는데 그들을 제대로 조사할 방법이 없다. 그들은 제대로 된 서류도 없다”고 말했다.

유럽 각국에서 발생한 난민 연루 테러를 거론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난민 수용 정책을 비판한 것이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 내용이나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어젯밤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언급한 대목이다. 최근 테러가 발생한 나라들과 스웨덴을 같은 반열에 놓으면서 이런 말을 한 것은 간밤에 스웨덴에서 테러 공격이 일어났다는 뉘앙스로 비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주미 스웨덴 대사관이 미국 국무부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를 공식으로 질의했다고 미 의회전문지 더힐은 전했다.

스웨덴 외교부의 카타리나 악셀손 대변인도 AP통신에 “스웨덴 정부는 테러와 관련된 어떤 중대한 사건도 알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명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미 국무부를 접촉 중이라고 전했다.

스웨덴 경찰도 “테러 위협을 상향 조정할 만한 어떤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특히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취지로 직격탄을 날렸다.

빌트 전 총리는 트위터에서 “스웨덴? 테러 공격?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약을 한 거냐(what has he been smoking)? 의문점이 많다”고 일갈했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내 발언은 ‘이민자와 스웨덴’을 주제로 폭스뉴스에서 방송한 한 기사와 관련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폭스뉴스에는 이민자 때문에 스웨덴에 범죄가 늘었다는 한 영화감독의 주장이 나왔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ABC 방송의 시사프로그램 ‘디스 위크’ 진행자인 조너슨 칼은 이날 공화당의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을 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는 것인지 아느냐”고 물었고, 이에 폴 의원은 구체적인 답변을 삼간 채 “일부 언쟁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1년 전 새해 전날 난민이 관련된 몇 가지 일이 있었는데 그게 스웨덴에서 일어났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자 칼은 다시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유세에서 한 발언에 관해 묻는 것”이라며 스웨덴 전직 총리까지 나서 문제를 제기했다고 재차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있지도 않은 ‘스웨덴 테러’ 시사 발언 이후 인터넷 상에서는 관련 패러디가 넘쳐났다.

각종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스웨덴의 어젯밤(#LastNightinSweden)’, ‘#스웨덴 사건(SwedenIncident)’와 같은 해시태그를 달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풍자하거나 조롱하는 게시물이 잇달아 게재됐다.

스웨덴 정부 공식 트위터 계정에도 테러 기도가 전혀 없었다는 취지의 트윗이 빗발쳤다.

더힐은 앞서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도 실제 일어나지도 않은 ‘볼링그린 테러’를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옹호했다고 비판받은 바 있다고 전했다.

콘웨이 고문은 이달 초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라크 난민 2명이 ‘볼링그린 대참사’를 주도했는데 (언론이)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은 모른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 언론은 확인 결과 볼링그린 테러는 전혀 일어난 적이 없다면서 콘웨이 고문의 언급은 켄터키 주(州) 볼링그린에 살던 이라크인 2명이 2011년 5월 이라크 내 알카에다의 테러 지원을 위해 무기와 자금전달 등을 공모하다가 체포돼 중형은 선고받은 사건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다고 전했다. 이후 콘웨이 고문도 자신의 ‘말실수’를 인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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