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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특검팀 ‘성역 없는 수사’ 끝까지 경주해야/김현 대한변협회장 당선자

[시론] 특검팀 ‘성역 없는 수사’ 끝까지 경주해야/김현 대한변협회장 당선자

입력 2017-02-16 23:02
업데이트 2017-02-17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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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대한변협회장 당선자
김현 대한변협회장 당선자
지난해 11월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 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이에 따라 박영수 특별검사가 임명되고, 12월 21일 70일간의 공식 수사를 개시했다. 이후 특검팀은 과감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수사를 펼치고 있다.

특검의 목적은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수사와 공소 제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임명한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의 주도권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수사를 행할 수 있는 특별검사를 두어 공정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1999년 ‘옷로비 사건’ 때 처음 특검 제도를 실시한 뒤 2014년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 상설 특별검사 제도를 도입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서는 여야 합의로 별도의 법률을 제정해 특검의 자율에 따라 수사 대상이 관련 사건으로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 기간과 규모도 확대했다.

박영수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한 현 정부 장·차관급 인사들과 이화여대 입시·학사 비리 관련자들을 구속했다. 삼성을 중심으로 한 뇌물죄 관련 수사에도 거침없는 속도를 내고 박 대통령 대면 조사도 추진하고 있다. 두 차례 시도한 청와대 압수수색은 비록 모두 불승인됐지만 과감한 시도만으로도 역사적인 선례를 남긴 것으로 의미를 인정할 수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특검팀은 행정법원에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박영수 특검팀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특검법에 따라 출범했고 국민의 뜻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민들은 그동안의 수사 성과를 지켜보면서 특검팀을 성원하고 있다. 특검팀이 공정하게 성역 없는 수사를 하는 모습을 계속 보일 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면 편파적인 수사, 봐주기 수사, 정치적 반대자를 숙청하는 수사, 상부의 부당한 압력이 개입된 수사가 종종 나타나기도 했다. 그 결과 국민은 수사기관에 실망하고 직접적인 의사 표현을 하기에 이르렀으며, 이로 인한 촛불 집회는 모범적인 평화 집회로 광장 민주정치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았고 그 결과 박영수 특검팀이 탄생하게 됐다.

이 때문에 특검팀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독립적인 지위를 가지는 특별검사의 임명과 직무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목적으로 특검법이 제정됐다. 특검법 제5조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정치적 중립과 독립적인 직무수행 원칙을 견지하고, 출범 당시 천명한 대로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해 용두사미에 그치지 않도록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는 것만이 역사 앞에 당당할 수 있는 길이다.

사법부의 최종 판단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특검팀의 1차 수사 기간은 2월 말로 종료되며, 특검법에 따라 추가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할 수 있다. 특검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를 승인해 특검팀에 힘을 실어 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역대 특검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만큼 특검팀은 남은 기간 혼신의 힘을 다해 성역 없는 수사로 성과를 거두어 국민의 높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를 바란다.

국정을 농단하고 권력을 사유화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국민에게 실망과 부끄러움을 안겨 준 이번 사건에 대해 전 국민이 특검팀을 주목하고 있다. 특검팀은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살신성인의 자세로 명명백백하고도 차질 없이 엄정한 수사를 진행해 하루빨리 국정 공백을 종결짓고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

최근 우리는 지도자를 잘못 선택한 결과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게 됐다. 뿌리 깊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기필코 깨야겠다는 굳센 결의도 다지게 됐다. 특검팀이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면 대한민국은 고통의 시간을 딛고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는 나라로 한 걸음 나아갈 것이다.
2017-02-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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