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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집된 축산농가, 곡풍 타고 구제역 번진 듯

밀집된 축산농가, 곡풍 타고 구제역 번진 듯

남인우 기자
남인우 기자
입력 2017-02-14 22:32
업데이트 2017-02-14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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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보은서 구제역 집중 발생했나

전국 발생 9건 중 7건 보은서 접수
첫 발생지 3㎞ 이내 106곳 몰려
일대 농가 구제역 잠복 가능성도
구제역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고 있는 충북 보은에서 14일 방역복 차림의 군 장병이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보은의 구제역은 국도 25호선을 사이에 둔 주변 농장에서 집중 발생하면서 자동차나 경운기 등 농기계가 바이러스를 퍼트리고 있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보은 연합뉴스
구제역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고 있는 충북 보은에서 14일 방역복 차림의 군 장병이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보은의 구제역은 국도 25호선을 사이에 둔 주변 농장에서 집중 발생하면서 자동차나 경운기 등 농기계가 바이러스를 퍼트리고 있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보은 연합뉴스


올해에 발생한 구제역이 충북 보은에 집중되는 것은 축산 농가들이 몰려 있는 지역적 상황이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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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5일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의 한 젖소 농장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전국에서 터진 구제역은 9건이다. 경기 연천과 전북 정읍을 제외하고 7건이 충북 보은에서 발생했다. 첫 발생 이후 보은에서는 사흘간 의심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구제역이 물러가는 듯했으나 9일 탄부면 구암리에서 추가 구제역이 발생했고 11일부터는 하루가 멀다 하고 구제역이 터졌다. 이들 농가는 첫 발생 농가로부터 가깝게는 460m에서 멀게는 2.4㎞ 떨어져 있는 등 모두 첫 발생지의 3㎞ 방역대에 있다.

충북도는 보은에서 구제역이 유독 기승을 부리는 주된 이유를 축산 농가들의 밀집에서 찾았다. 이 지역의 축산 농가 위치를 살펴보니 구제역 첫 발생 농장 반경 3㎞ 안에 106곳의 축산 농가가 몰려 있다. 밀집 지역이 가축 전염병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조류인플루엔자(AI) 때도 확인됐다. 충청도 내 최고 수준이라는 음성군 맹동면 오리·닭 농가의 밀집도보다 약 2배나 더 밀집했다. 이 덕분에 음성군과 진천군에서 AI 확산으로 살처분된 오리와 닭이 63만 7000여 마리에 달했다.

보은 구병산 골짜기에서 부는 강한 바람이 구제역의 공기 전파 가능성을 높이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강신영 충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구제역은 바람을 통해 50~60㎞ 이동할 만큼 전파력이 강하다”며 “어떤 경로를 통해 구제역 발생 농장에서 바이러스가 새어 나갔을 때 농가들이 밀집해 있다면 전파 속도를 방역이 막기 어렵다”고 말했다.

보은 지역 농가에 구제역이 잠복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제역을 잠복하고 있는 소들에게 일제히 백신 접종을 해 구제역 항원을 몸속에 넣어주자 그제서야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김창섭 충북도 축산과장은 “보은 지역은 젖소농장도 적지 않아 우유를 모으는 집유 차량들이 자주 드나들면서 전파 가능성이 큰 곳”이라며 “구제역 항체 형성률이 향상돼 앞으로 2일 정도 지나면 구제역이 꺾일 것으로 본다”고 희망을 품은 분석을 내놓았다.

보은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2017-02-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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