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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 포커스]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관광 플랫폼/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금요 포커스]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관광 플랫폼/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입력 2017-01-05 20:42
업데이트 2017-01-0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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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오늘날 세계를 관통하는 화두 중 하나는 ‘4차 산업혁명’이다. 2016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발제된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지능화된 시스템’과 ‘연결성’, 그리고 ‘자동화’다. 즉 인터넷 산업의 역량을 견인해 온 정보통신기술(ICT)이 다양한 산업 부문과 융합해 개인의 생활, 학습패턴을 축적된 데이터로 찾아내 모바일이나 센서 등 각종 디바이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1인 1품’의 서비스 상품을 제공하는 산업혁명을 말한다. 이에 따라 상품 개발과 유통, 판매 등에 엄청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응해 기업이나 국가도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마케팅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 미국 사람들, 그리고 미국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오픈 테이블’이란 게 있다. 전 세계에 잘 알려진 미셰린 가이드처럼 이용자들의 레스토랑 리뷰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앱을 이용해 식당 검색과 함께 즉석 예약도 가능하며, ‘우버’와 연계해 차량 예약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관광 부문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오늘날 관광객들의 여행 형태는 개별관광이 대세다. 단체 여행상품이 여전히 한 축을 담당하는 건 분명하나, 내·외국인 관광객을 막론하고 소규모 가족 단위나 친구, 또는 홀로 여행하는 비중이 계속 늘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숙박, 교통, 쇼핑 등 자신에게 맞는 여행정보를 모바일을 활용해 찾아낸다. 이런 흐름에 맞춰 여행 서비스 역시 빅데이터를 활용한 지능화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한 가운데 개별관광객에게 맞는 것들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체계를 지향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각광받는 관광벤처기업 중에서도 이렇게 앱으로 자신만의 여행일정을 짜고, 즉시 숙박 예약, 길찾기, 추천 맛집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서비스는 참여와 나눔의 장, 즉 ‘플랫폼’이 없다면 그 애로가 참으로 많다. 공기업인 한국관광공사가 현재 ‘스마트관광 통합플랫폼’ 구축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여행 전·중·후 전 과정에 걸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연결하고, 그와 관련된 모든 자료들을 빅데이터로 관리한 뒤, 이를 다시 서비스 개선과 관광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함으로써 더욱 발전된 서비스로 진화하는 스마트관광 생태계를 만들기 위함이다. 이런 선순환적 생태계는 궁극적으로 한국 관광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또한 통합플랫폼은 관광부문의 창업과 우량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좋은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양질의 여행콘텐츠를 널리 공유해 관광업계는 물론 예비창업자 등 누구나 번뜩이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보다 참신한 관광서비스와 상품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산업기반을 조성하게 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됐다. 이제 단순히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체계만으로는 지속 성장이 요원하다. 또한 개별여행자들은 지극히 감성적이고 트렌드에 민감하다. 글로벌 경제 침체로 내수시장의 활성화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 이 시점에서 보다 똑똑하고, 창의적인 서비스가 내·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활발하게 제시되는 장을 마련해 주는 데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정부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에 나섰다. 올해부터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4차 산업혁명 전략위원회’를 신설하고,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산업구조 혁신안, 고용대책 등을 망라한 종합대책을 내놓을 것이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산업으로서 관광산업이 다뤄졌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관광만큼 ‘연결’과 ‘공유’를 필요로 하는 부문도 없지 않은가.

2013년에 25위였던 한국의 관광 경쟁력은 2015년 29위로 떨어졌다. 평가 세부지표인 ‘ICT 준비수준’은 1위에서 11위로 내려앉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낙오되지 않고, 21세기 내수경제의 핵심산업인 관광부문의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절실하다. 이는 반드시 의미 있는 결실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 믿는다.
2017-01-06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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