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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행장 없어요…얀과 대니얼로 불러줘요

‘카카오뱅크’ 행장 없어요…얀과 대니얼로 불러줘요

신융아 기자
신융아 기자
입력 2017-01-05 20:58
업데이트 2017-01-05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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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 체제
전직원 직함 대신 영어이름 불러
자유로운 조직·소통 문화 실험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초대 ‘행장’으로 얀과 대니얼이 뽑혔습니다. 얀과 대니얼은 이용우 대표와 윤호영 대표를 사내에서 부를 때 쓰는 별칭입니다. 지난 3일 카카오뱅크가 본인가 신청을 앞두고 이사회 의장과 행장을 선임했는데 이를 본 시중은행들은 깜짝 놀랐죠. 초대 행장에 두 명의 이름이 올라온 것입니다. 게다가 ‘행장’이라는 직함도 쓰지 않고 ‘대표이사’라는 표현을 쓰겠다고 했습니다. 카카오뱅크에 앞서 출범한 K뱅크는 일반 시중은행처럼 행장 직함을 씁니다.

형식에서 일단 차별화를 시도하는 카카오뱅크는 모든 임직원의 직급과 존칭을 없앴습니다. 대신 사내에서 부를 수 있는 영어식 이름을 써내라고 했다네요. 영어식 이름이 없었던 김주원 이사회 의장과 이용우 대표도 각각 제이(Jay)와 얀(Yan)이라는 이름을 만들었지요. 신입사원 중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양주 ‘조니 워커’를 써낸 이도 있다고 합니다.

직급에서 오는 수직적인 조직 문화에서 벗어나 이름부터 편하게 부를 수 있어야 의사소통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거기서 혁신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카카오뱅크의 설명입니다. 부서를 구분하는 사무실 칸막이도 모두 없앴습니다. 부서 단위가 아닌 프로젝트 중심으로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이지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다른 일반 은행 직원들은 적잖이 놀라는 표정입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일이 안 된다고 할 정도로 은행원들은 승진과 부서이동 등 인사 소식에 많은 관심을 쏟아붓기 때문이지요. 부서별로 부장, 차장, 과장, 대리 순으로 위계와 역할이 주어지면 이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게 대부분 은행 조직의 모습입니다. 사무실도 행장, 부행장, 부장 등 직급에 따라 방을 달리하지요. 한 시중은행 직원은 “1970~80년대에 쓰던 직급과 조직문화가 아직도 남아 있다”면서 “은행들도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고 토론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름 하나 바뀐다고 해서 당장 새로운 상품이 나오는 것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다른 은행들도 카카오뱅크의 실험을 보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7-01-0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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