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주연 ‘얼라이드’ 11일 개봉

2차 대전 때 英·佛 첩보원 부부
英, 아내 간첩 의심… 역정보 주문
남편, 사흘 안에 결백 입증 노력
로맨스 부각… 배우 염문설 낳아


영화를 보기 전 사전 정보를 간략하게 찾아보고 간다면 우선적으로 생각나는 작품이 두 편 있을 듯하다. 스파이, 특히 브래드 피트가 작전 수행 중 사랑에 빠진다는 점에서 할리우드 영화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2005)가, 조국을 배신했다는 혐의를 받는 아내를 구하려 한다는 점에서 한국 영화 ‘베를린’(2013)이 떠오른다.

‘백 투 더 퓨처’, ‘포레스트 검프’ 등으로 유명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영화 ‘얼라이드’는 염문설이 나돌 만큼 현실감 넘치는 브래드 피트(왼쪽)와 마리옹 코티야르(오른쪽)의 커플 호흡으로 먼저 주목받았다.
두 작품 모두 화려한 액션으로 힘을 준 작품인데, 감정에 무게를 둔 로맨틱 서스펜스 ‘얼라이드’(11일 개봉)는 상대적으로 밋밋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스티븐 스필버그 사단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일가를 이룬 로버트 저메키스의 이야기를 매만지는 솜씨가 어디 가지는 않는다. ‘백 투더 퓨처’(1985)나 ‘포레스트 검프’(1994), ‘캐스트 어웨이’(2001)에 견줄 수는 없겠지만 장인의 범작 정도는 된다.

1942년 모로코 카사블랑카로 잠입한 영국군 정보국 장교 맥스 바탄(브래드 피트)은 프랑스 비밀요원 마리안 부세주르(마리옹 코티야르)와 독일대사 암살 임무를 맡는다.

작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리안의 매력에 빠진 맥스는 임무 완수 뒤 청혼을 하고, 영국으로 돌아온 둘은 딸을 낳고 단란한 가정을 꾸린다. 행복은 잠시. 맥스는 첩보 당국으로부터 아내가 스파이로 의심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또 아내에게 일부러 거짓 정보를 흘리라는 지시를 받는다. 역으로 덫을 놓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주어진 시간은 72시간. 맥스는 아내의 결백을 입증하려 애쓴다.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정보기관의 반대에 부딪혀 결혼에 이르지 못한 캐나다 출신 스파이와 프랑스 레지스탕스였던 여교사의 실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고 한다.

전장에서 로맨스를 쌓아 가는 과정이 영화의 절반에 가까운데 다소 지루한 느낌이다. 암살 작전이 펼쳐지는 순간부터는 어느 정도 리듬감을 갖고 이야기를 쫓아갈 수 있다.

화려한 카사블랑카의 풍광과 공습으로 무너진 런던의 풍경을 보는 재미도 있다. 브래드 피트의 제2차 세계대전 사랑이 진해지는 느낌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2009), ‘퓨리’(2014)에 이어 세 번째 출연했다.

사실 이 영화는 작품 외적으로 더 화제가 됐다.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에서 앤젤리나 졸리와 만나 결혼한 브래드 피트는 이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프랑스 대표 여배우 마리옹 코티야르와 염문설이 터졌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지어지기는 했지만 영화에서의 연기 호흡은 세간의 오해를 살 정도로 돋보인다.

제작비를 8500만 달러(약 1020억원)나 들였으나 지난해 11월 북미 개봉 당시 성적이 좋지 않았다. 15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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