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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가’ 트럼프… 에어포스원 가격 깎고, 손정의엔 58조 투자 유치

‘협상가’ 트럼프… 에어포스원 가격 깎고, 손정의엔 58조 투자 유치

김미경 기자
김미경 기자
입력 2016-12-07 22:36
업데이트 2016-12-0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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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기질로 ‘경제 대통령’ 노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비즈니스 협상가’ 기질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포드·캐리어 등 미국 기업들의 국외 공장 이전을 막더니 이제는 대통령 전용기가 너무 비싸다며 가격 흥정에 나섰다. 트럼프는 또 외국 ‘큰손’과도 만나 미국으로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히는 등 취임 전부터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손’잡은 트럼프… 폭스콘도 잠재적 투자 예비 협상
‘손’잡은 트럼프… 폭스콘도 잠재적 투자 예비 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손정의(오른쪽)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이 6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 타워 로비에서 소프트뱅크가 미국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는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
트럼프는 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보잉사가 미래의 대통령들을 위해 새로운 747기종의 ‘에어포스원’을 만들고 있는데 비용이 통제 불가능 수준으로, 40억 달러(약 4조 6840억원) 이상이다. 주문을 취소하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결정된 새 에어포스원 구매 계약을 가격이 비싸다며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뉴욕 트럼프타워로 들어가면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새 전용기가 비싸다고 거듭 지적하면서 “보잉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을 바라지만 그렇게까지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앞서 미 공군은 지난 1월 보잉 747200기종에 기반을 둔 에어포스원을 최신 7478기종으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현 에어포스원은 1991년 조지 H W 부시 대통령 시절부터 사용돼 노후화됐다는 지적에 따라 교체가 결정돼 2018년 이후 공급될 예정이다. 트럼프의 계약 취소 트위터 이후 보잉 주가는 하락했다. 보잉 측은 현 시점에서 계약이 확정된 규모는 1억 7000만 달러라면서 “우리는 납세자 입장에서 최상의 가격에, 최고의 대통령 전용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공군과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가) 언급한 수치는 보잉과 국방부 간 계약서 내용을 반영하는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회계감사원은 에어포스원의 최종 가격이 3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트럼프의 계약취소 발언은 에어포스원 가격을 깎기 위한 협상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새 에어포스원은 2024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해야 탈 수 있다.

트럼프는 또 이날 트럼프타워에서 손정의(마사요시 손)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을 만난 후 트위터를 통해 “손 사장이 미국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5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에 동의했다”며 “손 사장은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더라면 결코 이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자랑했다. 구체적 투자 내용과 투자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손 사장도 트럼프와의 면담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창업기업에 투자해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손 사장이 기자들에게 투자 계획을 설명하며 보여준 문서에는 소프트뱅크와 대만 업체 폭스콘의 로고와 함께 “미국에 500억 달러+70억 달러 투자, 5만개+5만개 새 일자리 창출”이라고 적혀 있어 폭스콘도 미국에 70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폭스콘은 “미국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잠재적 투자와 관련해 예비 협상을 하고 있다”며 투자 계획을 확인했다. 폭스콘은 미국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기타 하드웨어를 조립 생산하는 업체다. 트럼프는 앞서 애플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옮겨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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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제임스 밀러 대변인은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지난 6월 보잉 등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WP는 지난 5월 공개된 트럼프의 회계보고서를 토대로 그가 지난해 12월 기준 약 4000만 달러 상당의 주식을 보유했다고 전했다. WP는 트럼프가 당시 주식을 매각해 선거 캠페인 자금으로 쓴 것으로 보인다며, 이해충돌의 소지가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타임지는 7일 트럼프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NBC와 인터뷰에서 “대단한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낸시 깁스 타임지 편집장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최종 2인까지 올랐지만, 트럼프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1989년 처음 타임지 표지를 장식한 뒤 10차례 표지에 등장했지만,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6-12-0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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