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몸집 불리기 vs 틈새 노리기… 증권업계 ‘양분화’

몸집 불리기 vs 틈새 노리기… 증권업계 ‘양분화’

최선을 기자
입력 2016-11-17 23:00
업데이트 2016-11-17 23:5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대형사, 초대형 IB 도약 서둘러…중소형사, 차별화로 생존 경쟁

국내 증권사들이 대형사·중소형사로 나뉘어 각자 살길을 찾아 나서면서 증권업계 양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대형사들은 정부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방안에 맞춰 몸집 불리기 경쟁에 나선 반면 중소형사들은 틈새시장 선점을 통한 차별화를 생존 전략으로 삼았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초대형 IB 육성책에 따라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전날 계열사인 메리츠캐피탈 지분 100%를 인수해 자기자본을 2조 2000억원으로 불렸다. 한국금융지주도 최근 2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해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을 3조 4000억원 규모로 키우기로 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 7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3조원 이상으로 확충했다.

증권사 몸집 불리기 경쟁 뒤엔 정부의 대형화 유도 정책이 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새 종합금융투자업자 제도는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차별화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증권사는 어음 발행으로 손쉽게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8조원 이상이면 종합투자계좌(IMA)로 일반 고객의 돈을 모아 기업대출 업무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긴 증권사는 합병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는 통합 미래에셋대우(6조 7000억원)와 NH투자증권(4조 5000억원)뿐이다.

자금 확충 여력이 안 되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그들만의 생존 전략을 찾아 나섰다. 우선 주식·채권 등 전통적 투자 상품 외에 선박·항공기·부동산 등에 대체투자하면서 특화 전략을 펴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1000억원 규모의 항공기 투자에 성공했고 HMC투자증권은 민간투자 SOC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틈새 수익 모델을 찾기 위해 중소기업 특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IBK투자증권·유안타증권 등 ‘중기특화증권사’로 지정된 6곳은 중소·중견 기업들의 기업공개(IPO)와 M&A를 전담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코넥스에서 28개사의 상장을 도맡는 등 앞서나가고 있다. 또 크라우드펀딩에도 적극 나서며 차별화된 경쟁력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한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초대형 증권사 틈에서 살아남으려면 틈새전략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6-11-18 22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