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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분석관’ 차두리 “후배들에게 자신감 키워주는 게 내 역할‘

‘전력분석관’ 차두리 “후배들에게 자신감 키워주는 게 내 역할‘

입력 2016-10-27 15:49
업데이트 2016-10-2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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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은 감독의 몫…하지만 선수들도 마음가짐 돌아봐야”“슈틸리케 감독, 우리 아버지와 비슷한 일 겪고 있다”

“모든 책임은 감독의 몫이지만 선수들도 마음가짐을 다시 생각해야만 합니다.”

축구대표팀의 ‘전력분석관’으로 축구대표팀에 복귀한 ‘차미네이터’ 차두리(36)가 흔들리는 슈틸리케호의 코칭스태프와 태극전사들을 하나로 잇는 가교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다졌다.

차두리는 27일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역 생활을 끝내고 대표팀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준 대한축구협회와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감사드린다”며 “대표팀의 목표는 월드컵 본선 진출과 본선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그런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차두리를 대표팀의 전력분석관으로 선임하고, 내달 11일 예정된 캐나다와 평가전 때부터 대표팀에 합류시키기로 했다.

차두리는 “지금 뛰는 대표팀 선수들은 항상 함께했던 후배들”이라며 “전력분석과 이전에 선배로서 후배들의 걱정과 힘들어하는 부분을 나도 경험한 만큼 후배들이 가진 마음의 짐을 덜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차두리와 일문일답.

-- 전력분석관을 맡은 소감은.

▲ 대표팀은 개인적으로 소중한 곳이었다. 현역을 끝내고 대표팀을 위해서 뭔가 할 수 있게 역할을 준 기술위원회와 축구협회, 슈틸리케 감독에게 감사드린다.

지금 대표팀 사정이 어려운 것은 말을 안 해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대표팀의 목표는 월드컵 본선 진출과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그런 목표를 이루는 데 내가 도움될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

-- 대표팀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

▲ 지금 뛰는 선수들은 대부분 제가 항상 함께했던 후배들이다. 그 선수들과 은퇴 이후에도 계속 소통해왔다. 선수들이 걱정하고 힘들어하는 부분을 나도 경험했고, 그런 기분 잘 알고 있다. 선수들이 가진 마음의 짐을 덜어주고 싶다.

지금 대표팀의 모든 선수는 능력이 있다. 아시아 무대에서 한국은 어떤 팀을 만나도 절대 겁을 먹거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능력이 있어도 자신감이 떨어지면 팀으로서 뭔가를 이루기가 힘들다.

지금은 선수들이 위축되고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그라운드에서 잘 보여준다면 기존의 아쉬웠던 경기력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선수들에게 각자의 가치와 임무를 각인시켜서 자신감을 키워주는 게 내 역할이다.

-- 슈틸리케 감독에게 선수들을 대변해서 직언과 고언을 할 수 있나.

▲ 대표팀이 어려울 때는 부정적이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지금은 분명히 대표팀이 어려운 상황이고 무엇인가 엇박자가 나오는 것도 분명하다.

그래서 감독의 말과 선수의 반응이 서로 균형을 맞추지 못하는 것 같다. 이것은 감독과 선수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다. 감독의 말 때문에 기분이 나빠서 경기력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대표선수로서 마음가짐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대표팀은 잠시 왔다가 가는 곳이 아니다. 항상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사이에 안 좋은 부분이 있으면 중간에서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다. 선수들이 마음 편하게 경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 코칭스태프가 되기 위한 자격증 문제로 ‘전력분석관’ 직함을 받았다. 벤치에서 어떤 역할을 줄 것 같나.

▲ 지금 대표팀의 상황에서 상대팀에 대한 전력분석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고 본다. 지금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대표팀을 위해 모든 준비를 하는 게 먼저다. 그런 것이 만족했을 때 전술을 이야기하고 상대팀 공략 방법을 이야기해야 한다.

이란전 패배 이후 선수들이 불안해하고 자신감도 떨어져 있다. 지금은 전력분석보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소통을 완벽하게 해야만 한다. 자신감 회복이 중요한 시점이다.

-- 슈틸리케 감독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 감독과는 현역 은퇴 이후에도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란전 패배 이후에도 만났다. 지금 슈틸리케 감독이 겪는 일은 나의 아버지인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이 1998년 월드컵 때 겪었던 일과 비슷하다.

당시에는 아버지를 대통령까지 시켜야 한다고 했다가 경기 결과가 나쁘니까 나라에 큰 죄를 지은 사람처럼 내몰았다. 그랬던 사람의 아들로서 지금 슈틸리케 감독이 겪는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더구나 외국인 감독으로서 그런 일을 겪는 심정을 잘 이해하고, 그런 점에 대해 대화도 많이 나눴다.

축구 감독의 인생은 굉장히 힘들다. 큰일을 하기 위해선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감독을 옆에서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인 것 같다.

-- 전력분석관 제의를 받고 어떤 느낌이 들었다.

▲ 대표팀은 나에게는 항상 소중한 곳이다. 솔직히 지난해 연말 FA컵을 마지막으로 현역 은퇴를 하고 나서도 후회를 한 적이 없다.

독일에서 지도자 자격증 공부를 하는 게 인생에서 너무 즐거웠다. 하지만 이란전 패배 이후 후배들과 통화하고 만나는 과정에서 ‘내가 너무 빨리 은퇴했나’라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후배들에게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 후배들이 일정 수준까지 올라올 때까지 내가 더 뛰었어야 했느냐는 후회도 들었다.

그런 과정에서 축구협회에서 연락이 왔고, 크게 고민하지 않고 승낙했다. 내가 대표팀에 도움이 된다는 게 감사했다.

-- 슈틸리케 감독이 흔들리고 있다고 보나.

▲ 모든 단체가 그렇듯 문제가 생기면 리더가 책임질 수밖에 없다. 우리 아버지뿐만 아니라 모든 감독이 그래 왔다.

대표팀은 지금 무엇인가 삐걱대는 것은 사실이고 그런 결과가 경기장에서 나왔다. 정확히 대표팀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 수 없고, 그것을 안다고 해도 밝힐 수는 없다. 그런 문제는 대표팀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

물론 책임은 감독의 몫이다. 하지만 독일 속담에 ‘자기 코를 잡는다’는 말이 있다. 스스로 반성해보라는 얘기다. 선수들도 한 번쯤은 자기 코를 잡고 생각해봐야 한다. 선수들 스스로 어떤 마음가짐을 가졌는지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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