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 말 듣고 사업계획서 올리면 토씨 안 바뀌고 靑문건으로 나와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박근혜 정부를 지원하기 위한 ‘자문회의’ 성격의 비선 모임을 운영하며 장관의 인사에 개입하는 등 국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및 국내 행사 참석용 의상을 직접 고르는 등 깊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25일 TV조선이 보도했다. 사진은 2014년 11월 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의상실에서 최씨가 박 대통령의 의상을 고르고 일주일 뒤 베이징TV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해당 의상을 착용했다는 내용의 보도 화면.
TV조선 화면 캡처
TV조선 화면 캡처
2012년 대선 때 논란이 됐던 박 대통령의 ‘비선 채널’도 최씨가 운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 대통령은 당시 삼성동팀·논현동팀·신사동팀이라고 불리는 별도의 비선 조직을 통해 여론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대통령이 1999년 4월부터 이사장으로 있다가 대선 직전인 2012년 10월 해산된 한국문화재단도 박 대통령의 정치 활동을 측면 지원해 온 곳으로 지목됐었다. 박 대통령의 2002년 한나라당 탈당 선언문을 작성한 곳도 이 재단이었다.
그러나 최씨의 전문성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이 전 총장은 “최씨는 디렉션(지휘)을 하고 싶어 했지만, 그럴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사실 최씨와의 대화도 필요없었다”면서 “최씨는 아주 평범한 전문성이 없는 일반인 수준”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최씨 앞에 복종하고 그런 최씨를 그대로 방치한 정부 쪽 인사들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6-10-26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