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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靑 정호성이 매일 들고 온 수석 보고자료로 비선 모임”

“최씨, 靑 정호성이 매일 들고 온 수석 보고자료로 비선 모임”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6-10-26 01:06
업데이트 2016-10-26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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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말 듣고 사업계획서 올리면 토씨 안 바뀌고 靑문건으로 나와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박근혜 정부를 지원하기 위한 ‘자문회의’ 성격의 비선 모임을 운영하며 장관의 인사에 개입하는 등 국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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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25일 보도된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씨는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매일 밤 사무실로 들고 온 수석들의 보고자료를 토대로 국정을 논의하는 비선 모임을 운영했다”면서 “최씨는 회장으로 불렸다”고 밝혔다. 이어 “모임에는 적게는 3명 많게는 5명이 나왔고, 회의 주제에 따라 참석자가 달라졌지만 차은택씨는 항상 있었고 고영태씨도 자주 참석했다”면서 “최씨의 말을 듣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청와대로) 올리면 그게 나중에 토씨 하나 바뀌지 않고 그대로 청와대 문건이 돼 거꾸로 우리에게 전달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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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및 국내 행사 참석용 의상을 직접 고르는 등 깊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25일 TV조선이 보도했다. 사진은 2014년 11월 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의상실에서 최씨가 박 대통령의 의상을 고르고 일주일 뒤 베이징TV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해당 의상을 착용했다는 내용의 보도 화면. TV조선 화면 캡처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및 국내 행사 참석용 의상을 직접 고르는 등 깊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25일 TV조선이 보도했다. 사진은 2014년 11월 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의상실에서 최씨가 박 대통령의 의상을 고르고 일주일 뒤 베이징TV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해당 의상을 착용했다는 내용의 보도 화면.
TV조선 화면 캡처
이 전 총장은 또 미르재단의 영향력과 관련해 “우리 재단의 이야기가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 안에선 ‘어명’으로 받아들여졌고, 그 힘의 원천은 최씨였다”면서 “대통령도 청와대 수석들에게 ‘미르 사무총장에게 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했을 정도였고, 청와대 사람들과 같이 앉아 있으면 그들이 우리를 어려워하는 것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K스포츠재단에 대해서는 “최씨가 관심이 많은 분야라 그가 100% 맡아서 했다”면서 “486억원이 들어온 재단인데도 사업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고 털어놓았다.

2012년 대선 때 논란이 됐던 박 대통령의 ‘비선 채널’도 최씨가 운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 대통령은 당시 삼성동팀·논현동팀·신사동팀이라고 불리는 별도의 비선 조직을 통해 여론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대통령이 1999년 4월부터 이사장으로 있다가 대선 직전인 2012년 10월 해산된 한국문화재단도 박 대통령의 정치 활동을 측면 지원해 온 곳으로 지목됐었다. 박 대통령의 2002년 한나라당 탈당 선언문을 작성한 곳도 이 재단이었다.

그러나 최씨의 전문성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이 전 총장은 “최씨는 디렉션(지휘)을 하고 싶어 했지만, 그럴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사실 최씨와의 대화도 필요없었다”면서 “최씨는 아주 평범한 전문성이 없는 일반인 수준”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최씨 앞에 복종하고 그런 최씨를 그대로 방치한 정부 쪽 인사들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6-10-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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