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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최순실 의혹] 獨법인 대표 고영태→박승관 돌연 교체… ‘흔적’ 지우는 최순실

[커지는 최순실 의혹] 獨법인 대표 고영태→박승관 돌연 교체… ‘흔적’ 지우는 최순실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16-10-23 23:06
업데이트 2016-10-24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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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의식한 조치” 분석… 일각선 “둘 관계 금 갔을 수도”

증거 인멸·檢 뒷북 수사 우려
최씨 거주 獨 주택 딸 정씨 소유
주택 구입 자금 출처 의혹 증폭
獨회사 비덱도 딸 승마 사금고役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최순실씨가 정·재계 유력인사들을 만나고, 미르·K재단 설립 등을 논의하는 공간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 강남구 논현동 ‘테스타로싸’ 카페가 입점해 있던 건물의 지난 22일 모습. 이 카페는 지난 8월 문을 닫은 뒤 다른 임차인이 입점해 현재는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연합뉴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최순실씨가 정·재계 유력인사들을 만나고, 미르·K재단 설립 등을 논의하는 공간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 강남구 논현동 ‘테스타로싸’ 카페가 입점해 있던 건물의 지난 22일 모습. 이 카페는 지난 8월 문을 닫은 뒤 다른 임차인이 입점해 현재는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최씨 빌딩 지하 주차장에 카페 ‘테스타로싸’ 물품 상자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최씨 빌딩 지하 주차장에 카페 ‘테스타로싸’ 물품 상자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 모녀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최씨가 소유한 독일 현지 법인 대표가 교체되는 등 관련 흔적들이 속속 지워지고 있다. 야권에서는 막 시작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검찰 수사가 ‘뒷북 수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23일 독일의 기업정보 사이트를 확인한 결과 최씨 모녀가 대주주인 더블루K 독일법인 상업등기에 지난 20일 자로 대표이사가 고영태(40)씨에서 교포 변호사인 박승관(45)씨로 변경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가방 디자이너이자 최씨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고씨는 더블루K의 한국·독일 법인의 이사를 맡은 인물이다.

더블루K가 갑자기 대표이사를 교체한 배경과 관련,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식한 조치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자금 유용 의혹에 대한 수사에 대비해 독일법에 적용을 받는 현지인으로 대표를 교체했다는 것이다. 새 대표로 선임된 박씨는 회사 설립과 부동산 거래 등 최씨를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가 언론 인터뷰에서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손보는 일까지 했다”는 등의 ‘폭탄 발언’을 해 최씨와의 관계에 금이 갔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최씨가 주변 정리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씨가 설립한 ‘더블루K’는 지난 9월 사무실을 폐쇄했고, 최씨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운영했던 카페 ‘테스타로싸’도 지난 8월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카페에는 정권 실세 친인척과 대기업 주요 관계자들이 자주 들른 것으로 전해진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 설립과 운영의 컨트롤타워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흔적들도 사라지고 있다. 정씨는 국제승마연맹(FEI) 홈페이지상 선수 프로필의 가족 소개란에 ‘아버지가 박근혜 대통령의 조력자’, ‘한국 삼성팀 소속’이라고 소개했으나 지난 22일 삭제됐다.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라고 적어 논란이 됐던 정씨의 페이스북 계정도 같은 날부터 접속되지 않는다. 최씨와 정씨가 머물렀던 프랑크푸르트에서 북서쪽으로 36㎞가량 떨어진 슈미텐 마을 단독주택에서 지난 20~22일 한국인 남성들이 나타나 황급히 짐을 정리해 떠났다는 현지 증언이 잇따르고 있으며, 이곳에서 아기신발 등 유아용품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까지 최씨가 딸 정유라씨와 함께 묵은 것으로 추정되는 독일 슈미텐 ‘비덱 타우누스’ 호텔 모습. 연합뉴스
최근까지 최씨가 딸 정유라씨와 함께 묵은 것으로 추정되는 독일 슈미텐 ‘비덱 타우누스’ 호텔 모습.
연합뉴스
추가 의혹도 쏟아지고 있다. 최씨 모녀가 살았던 싯가 38만유로(약 5억원)상당의 독일 현지 고급주택이 딸 정씨 소유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택 구입 자금 출처 등에 대한 의혹도 뒤따른다. 최씨 모녀 소유의 독일 페이퍼컴퍼니 비덱(Widec) 명의로 개설된 입출금내역에서는 정씨가 훈련했던 승마장으로 돈이 빠져나간 사실도 확인됐다. 대한승마협회가 이미 2014년 말부터 정씨를 2020년 도쿄올림픽에 출전시키기 위해 8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준비했다가 승마계의 반발로 중단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증거 인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검찰이 어디까지 규명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현재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의혹은 ‘설립·운영 과정에 청와대 개입 여부와 수준’, ‘최순실의 재단 사유화와 K스포츠재단 자금이 더블루K로 흘러들어간 과정’, ‘대기업들에 기금 모금 강제성 여부’ 등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2016-10-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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