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조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인 엠넷의 ‘슈퍼스타K’가 과감한 변신에 나섰으나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지난달 22일 막이 오른 ‘슈퍼스타K 2016’의 시청률은 현재 2%대에 머물러 있으며, 화제성도 기대에 못 미친다.

23일 시청률 조사회사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슈퍼스타K 2016’의 평균 시청률은 1회 2.9%로 출발한 뒤 2회 3.0%, 3회 2.4%, 4회 2.5%, 5회 2.4%에 그쳤다.

CJ E&M과 닐슨코리아가 집계한 주간 콘텐츠영향력지수(CPI) 순위는 20위, 29위, 24위로 20위권에 머물러 있다.

8번째 시즌을 맞은 ‘슈퍼스타K’의 가장 큰 변화는 심사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심사위원을 4명에서 7명으로 늘린 것이다.

이에 따라 3년 연속 자리를 지킨 가수 김범수 외에 가수 거미, 길, 김연우, 에일리, 프로듀서인 용감한 형제, 한성호 FNC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새로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이와 함께 오디션 프로그램 특유의 긴장감과 재미를 더하기 위해 새로운 서바이벌 배틀 방식을 도입했다.

지난 시즌까지도 ‘슈퍼스타K’의 발목을 잡으며 신뢰도를 갉아먹었던 무리한 편집으로 인한 논란을 피해가기 위해 신경을 쓰는 분위기도 느껴진다.

참가자들의 음악 역량은 과거 시즌들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특히 ‘지리산 소울’로 불리는 김영근(21)은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초반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슈퍼스타K 2016’에 대한 시청자와 네티즌들의 반응은 예전 같지 않다.

이번 시즌 1라운드에 처음 적용된 ‘20초 타임 배틀’은 참가자들이 20초 동안 노래를 부를 기회를 얻은 뒤 심사위원들로부터 추가로 시간을 얻어내지 못하면 그대로 탈락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제작진이 의도한 대로 긴장감과 재미를 더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있으나 노래를 강제로 중단시켜 감상을 방해한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없지 않다.

살아남은 참가자들이 4명씩 팀을 이뤄 경쟁하는 2라운드 ‘지목 배틀’이나 3라운드 ‘2 VS 2 배틀’은 1라운드보다 흡입력이 약한 느낌이다.

2009년 시작된 ‘슈퍼스타K’는 한때 10%를 웃도는 시청률과 지상파 TV 프로그램을 압도할 정도의 화제성을 자랑하며 케이블TV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악마의 편집’으로 불리는 자극적인 편집으로 인한 논란에 휘말리면서 신뢰도가 약화되고 시청률도 2~3%대로 추락했다.

제작진은 시청률을 의식해 참가자의 최루성 사연을 의도적으로 강조하던 관행을 접고 음악적 역량을 조명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으나, 이렇다 할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일각에선 이번 시즌도 화제성이 있는 일부 참가자를 의도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음악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라 음악 전문 프로그램으로서의 본분을 더욱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슈퍼스타K’의 인기 하락이 진행 방식이나 편집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슈퍼스타K’가 성공을 거둔 이후 방송가에는 다양한 음악 경연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이로 인해 음악 경연이란 방식 자체가 식상해져 과거와 같은 신선한 재미나 흥미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현재 MBC TV ‘복면가왕’과 ‘듀엣 가요제’, SBS TV ‘판타스틱 듀오’, tvN ‘노래의 탄생’, KBS 2TV ‘불후의 명곡’ 등이 방송 중이다.

여기다 KBS 2TV는 지난 추석 때 파일럿(시범제작) 프로그램으로 선보인 ‘노래싸움-승부’를 지난 21일부터 정규 방송으로 편성했다.

이런 가운데 ‘슈퍼스타K’와 유사한 일반인 대상의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인 SBS TV ‘K팝스타’는 다음 달부터 방송되는 시즌6을 끝으로 막을 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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