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밤 ‘SBS 스페셜’에서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빈집을 찾았다.

TV 드라마에서 우아한 부잣집 사모님이 전화를 받던 서울 성북구 성북동이다.

SBS 스페셜은 지난 6월 12일 방송된 ‘빈집시리즈’ 1편에 이어 ‘빈집시리즈 2편’을 방송한다. 빈집 시리즈 1편 ‘빈집-어머니의 시간’은 소거문도라는 작은 섬을 배경으로 자식들을 도시로 떠나보낸 후 외로이 늙어가는 부모들의 삶을 담았다.

이날 방송은 ‘빈집2-네, 성북동입니다’로 서울 도심 성북동의 오래된 동네로 들어갔다.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

부촌으로 유명한 이곳 한편엔 6~70년대 어디쯤에서 시간이 멈춘 듯 한 옛 동네, ‘북정마을’이 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다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마을이다. 사람냄새 나는 소박한 골목 풍경에 반한 많은 관광객들, 그리고 도심에서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경치와 입지에 관심 있는 많은 외지인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곳이다.

“나는 애 셋을 다 이집에서 낳았다구요.”

일명 ‘넙죽이 엄마’로 불리는 고현선씨는 이 마을로 시집와 올해로 44년째 북정마을에 살고 있다. 시어머니에게 허름한 ‘넙죽이 슈퍼’를 물려받아 28년간 운영했고, 이제는 그 가게를 며느리에게 물려줬다. 도시가 급격하게 팽창하던 시절에 생겨난 마을. 고생 끝에 이 동네에 집을 마련하고 자식을 키웠던 이 마을 부모에게 ‘집’은 각별했다.

북정마을의 ‘집’은 그 집에 사는 ‘사람’을 보여준다. 성실한지, 직업이 뭔지, 심지어 몇 시에 나가 몇 시에 들어오는 지까지. 아파트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기겁할 만한 동네. 그런데 이 마을 사람들은 이웃과 부대끼며 몇 십 년을 살아왔다. 집이 사람을 보여주는 마을이다.

그런 동네에서 사람들이 떠나고 있다. 정든 이웃이 떠나고, 빈집은 늘어나고 있다. 마을 곳곳에서 발견되는 빈집만 해도 40여채 이상. 심지어 평생을 마을에서 살아온 한 주민은 이제 자신의 집주인이 누구인지도 알 수 없다고 한다. 이 땅값 비싼 도시에서, 게다가 풍경 좋은 서울 요지에 빈집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만성적인 전, 월세난에 신음하는 땅값 높은 도시 서울. 빈집들이 생기고 있다면 집 없는 사람들이 싼 값으로 들어와 살 수도 있지 않을까?

북정마을의 오래된 빈집 중 한곳에 들어온 낯선 청년, 김거지(본명 김정균).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실력있는 뮤지션이다. 그는 한 달 동안 북정마을에 거주하며 음악작업을 하기로 했다. 한 달 동안 살아본 후 그는 이 동네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될까? 시간이 멈춘 듯한 이 동네를 새롭게 개발을 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이 모습 이대로 유지를 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제3의 방법이 생각이 날까?

이날 방송에서 서울 한복판, 오래된 마을 곳곳을 잠식하고 있는 빈집, 마을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는 그 빈집의 정체는 무엇인지 밝혀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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