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진의 파악 위해 주말 필리핀行
FT “동맹 필리핀 못 버릴 것 알고 발언… 美·中 갈등 증폭 땐 두테르테에 불리”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이번 주말 러셀 차관보가 필리핀을 방문해 정부 인사와 만나 대화한다”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미국과 결별) 발언의 진의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이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미국과의 결별 발언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며 그게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결과는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필립 골드버그 주필리핀 미국 대사도 21일 필리핀 GM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필리핀은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서로 연결돼 있기에 나는 ‘결별’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우리는 정책적 차원에서 이번 발언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9일 중국 내 필리핀 교민 간담회에서 “이제 미국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라고 말한 데 이어 20일 필리핀·중국 경제포럼에서는 ‘미국으로부터의 분리(결별)’를 선언하며 미·중 사이에서 중국을 선택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최대 야당인 자유당(LP) 소속 에드셀 라그만 하원의원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흔한 과장법에 불과할 것”이라며 “필리핀은 전통적 경제·안보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형편이 못 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의 행동은 미국이 일부 마찰에도 결코 동맹인 필리핀을 버리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바탕을 둔 것”이라면서도 “만약 역내에서 미·중 긴장이 고조되면 오히려 두테르테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2016-10-22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