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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눈맞춤/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눈맞춤/최광숙 논설위원

최광숙 기자
최광숙 기자
입력 2016-10-12 22:12
업데이트 2016-10-12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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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건물 내의 한 외국인 할머니와 가끔 마주치면 서로 눈인사를 한다. 피부색이 달라도 외국인 할머니의 환한 눈웃음을 보면 기분이 좋다. 그런데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 아닌데도 대화를 하면서도 상대방의 눈과 마주치지 않는 이들을 더러 본다. 그럴 때는 ‘눈맞춤은 신뢰의 생명’으로 받아들인다는 독일인들의 얘기가 떠오른다.

주역에 ‘천산둔’(天山遯)이라는 괘상이 있다. 이 괘상은 세상(인간)을 외면하는 것과 그 사람이 하늘 아래에서 없어져 버렸다는 뜻이다. 한 주역인은 사람의 눈을 피하는 이들을 이런 괘상에 비유하면서 ‘가장 나쁜 사람’이라고 했다. 사람을 보지 않고 ‘투명인간’처럼 대하는 것은 한 인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런 사람 중에는 남을 비방하거나 해치지도 않는 이들도 있단다. 점잖아서가 아니라 남을 욕하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는 것이기에 오로지 자신에게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주역 선생 왈, 행운을 얻고자 한다면 사람을 열심히 봐야 한단다. 옳은 말이다. 말 없이도 호의적인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으로 눈맞춤만 한 게 있겠는가.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6-10-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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