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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선 지하철 26분간 멈춰…시민들 직접 문열고 탈출

분당선 지하철 26분간 멈춰…시민들 직접 문열고 탈출

입력 2016-09-29 09:57
업데이트 2016-09-2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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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비상코크로 문 열었더니 기관사가 닫으라 했다…환자도 있어”

29일 오전 8시26분께 지하철 분당선 왕십리행 열차가 서울 강남구 선릉역 승강장에서 선정릉역 방면으로 출발하다가 돌연 멈춰 26분간 정차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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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지연으로 북적이는 분당선 선릉역 승강장
열차 지연으로 북적이는 분당선 선릉역 승강장 29일 오전 서울 지하철 분당선 선릉역에서 왕십리행 열차가 정차하는 사고로 일부 구간 열차 운행이 지연되면서 출근길 시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열차는 출발한 지 약 3초 만에 멈췄다. 열차 일부는 승강장 쪽에 걸쳐져 있었고, 열차 내부는 출근이나 등교를 하는 시민들로 꽉 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에 타고 있던 시민들은 20분 가까이 별다른 설명 없이 정차가 지속되자 직접 비상 코크를 조작해 열차문을 열고 승강장으로 빠져나왔다.

총 6개 열차문과 스크린도어를 승객들이 열었다.

열차 기관사는 열차가 멈췄을 때 “문제가 있어서 정차한다”고 단 한 차례 안내방송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분당선은 정상 운행 중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해당 열차의 고장 원인은 일시적인 전기 공급의 문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코레일은 열차를 왕십리역으로 옮겨 복구를 마친 상태다.

사고 당시 열차에 타고 있던 시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불편함을 쏟아냈다.

일부 시민은 해당 열차 기관사와 코레일, 선릉역의 대응을 지적했다.

승객 노모(36)씨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내가 타고 있던 칸에 한 여성분이 ‘답답하다. 제발 문을 열어 달라’며 울부짖었고, 문에 가까이 있던 한 남성분이 비상 코크를 열어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문이 열리자 기관사가 갑자기 통신장비로 연락이 와서 ‘문을 닫으라’고 하더라. 여성 환자분이 있다고도 말했으나 일단 닫으라더라. 답답함이 심했고 공기도 점점 탁해졌기 때문에 다들 무시하고 내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노씨는 “여성분 때문에 119에 신고를 한 다음 역무실로 갔는데 조치를 해달라 해도 들은 체 만 체했다”면서 “2호선 역무실에 가서 말했더니 ‘저희는 2호선인데요’라더라. 이럴 수 있느냐”며 기관사와 선릉역의 대응을 지적했다.

강남소방서는 오전 8시42분께 여성 환자 응급 신고를 접수하고 구급차가 출동했으나, 선릉역에서 해당 여성을 찾을 수 없어 복귀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일시적인 전기 문제로 정차했는데, 비상 코크 조작으로 열차문 6개가 열리면서 승객 대피를 유도하고 수동으로 비상 코크를 다시 닫는 작업을 벌인 탓에 정체 상황이 길어졌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2호선 선릉역 역무원들이 사고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역무원이 여성 환자분이 어떻게 됐냐는 질문을 받고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하면서 오해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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