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페레그린과…’ vs ‘피터와 드래곤’ 오늘 개봉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겨냥한 할리우드 판타지 동화가 비수기에 접어든 국내 극장가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28일 한국에서 가장 먼저 공식 개봉하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이 우선 눈에 띈다. 기괴한 상상력을 뽐내 온 팀 버턴 감독의 22번째 연출작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를 연출했던 팀 버턴은 그 후속편인 ‘거울나라의 앨리스’(2016)의 메가폰을 잡는 대신 이 작품을 선택했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피터와 드래곤
2011년 출판된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원작자 랜섬 릭스는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빛바랜 흑백사진에 등장하는 음산한 느낌의 인물들이 갖고 있을 법한 숨겨진 이야기를 상상하며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모여 사는 집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팀 버턴이 특유의 기괴한 상상력을 보태 스크린으로 옮겼다. 오싹한 비주얼이 주는 즐거움은 여전한데 괴팍함은 줄었다. 능력자들을 쫓는 괴물 무리에 제2차 세계대전 시절로 가는 타임 슬립, 하루를 반복하는 타임 루프 등 흥미진진한 설정이 가득하다. 전체적으로 ‘엑스맨’의 동화 버전으로 느껴지는데, ‘엑스맨’ 리부트 시리즈를 비롯해 ‘킥애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를 맡았던 제인 골드먼이 각본을 썼다. 원작은 ‘할로우 시티’, ‘영혼의 도서관’으로 시리즈가 이어지는데 이 역시 팀 버턴의 손에서 빚어질지 기대된다. 12세 관람가.

같은 날 개봉하는 ‘피터와 드래곤’은 디즈니가 진행하는 명작 애니메이션 실사 리메이크의 두 번째 작품이다. 뒤뚱뒤뚱 날아다니는 초록색 용을 기억하는 올드 팬이라면 추억이 돋을 작품. 원작은 1977년 선보인 실사와 애니메이션 합성 뮤지컬 영화다. 동화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부모를 잃은 꼬마 피터와 엘리엇으로 이름 붙여진 드래곤의 우정이라는 소재는 원작에서 그대로 가져왔지만 이야기가 많이 바뀌었다. 도입부는 ‘정글북’과 비슷해 식상한 느낌을 주는데 중·후반부로 갈수록 흡입력을 발산한다. 원작과는 달리 웃음기를 쏙 뺐다. ‘정글북’에서는 동물들이 사람처럼 모글리와 직접 말을 주고받지만, 피터와 엘리엇은 눈빛과 몸짓, 울음소리로 감정을 나누는 데 이러한 점이 감동을 극대화한다. 흔한 파충류에 가까웠던 원작과는 달리 털이 복슬복슬한 거대한 강아지처럼 드래곤이 친근감 있게 디자인 됐다는 점이 신의 한수. 어린이 관객을 겨냥해 한국어 더빙판도 준비됐다. 디즈니는 ‘정글북’, ‘피터와 드래곤’에 이어 내년 ‘미녀와 야수’를 실사로 선보일 예정이다. 전체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인기기사
인기 클릭
Weekly Best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