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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년 전 매머드 표본 확보 빙하기 동물 복제 길 열렸다

1만년 전 매머드 표본 확보 빙하기 동물 복제 길 열렸다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16-09-27 22:54
업데이트 2016-09-2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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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박희원 박물관장 털매머드 피부조직 등 기증

인류 생활상·생태 연구 가능… 희귀 화석 새달 24일 전시

1만년 이전에 생존했던 거대 동물 털매머드의 피부조직과 털 등 세계적으로 희귀한 화석 표본들이 기증을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현재 일본에서 진행 중인 매머드 복제 실험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복제 연구를 위한 시료가 확보된 셈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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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기 시대 포유동물들의 희귀 화석 표본 1300여점을 한국에 기증한 박희원 일본 나가노현 고생물학박물관장과 그가 발굴한 털매머드 다리뼈 표본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빙하기 시대 포유동물들의 희귀 화석 표본 1300여점을 한국에 기증한 박희원 일본 나가노현 고생물학박물관장과 그가 발굴한 털매머드 다리뼈 표본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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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시베리아 동토층에서 발굴된 털매머드의 털.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러시아 시베리아 동토층에서 발굴된 털매머드의 털.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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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조직.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피부조직.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재일교포인 박희원(69) 일본 나가노현 고생물학박물관장으로부터 1994년 러시아 시베리아 야쿠츠크 일대의 동토층에서 발굴한 털매머드와 동굴곰, 검치호랑이 등 신생대 빙하기 포유동물 화석 1300여점을 지난해 11월 기증받았다고 27일 밝혔다. 이 희귀 화석 중 일부는 오는 10월 24일 대전 천연기념물센터 특별전을 통해 공개된다.

박 관장이 기증한 화석은 털매머드의 살가죽, 늑골·척추뼈·다리뼈·이빨·두개골뿐 아니라 동굴곰과 털코뿔소의 뼈 등 매우 다양하다. 국내에는 2012년 전북 부안 상왕등도 서쪽 해상에서 발견된 털매머드 이빨 화석 2점이 있으며, 나머지 전신 골격의 경우 모두 해외에서 사들여 온 표본들뿐이었다. 즉, 이들 표본만으로는 학술 연구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었다.

박 관장의 기증으로 국내에서도 털매머드의 생활 습성과 형태학적 특징, 빙하기 생태를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특히 화석 표본 중에는 털매머드와 당시 인류의 생활상 간 연관성을 밝힐 수 있는 표본도 포함돼 학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바로 두 개의 구멍 흔적이 선명한 털매머드의 어깨뼈 표본이다. 큰 구멍은 가로 4.4㎝·세로 2.7㎝이고, 작은 구멍은 가로 1.5㎝·세로 1.3㎝다. 임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구멍이 인공적으로 생긴 것은 분명하다”며 “고인류의 사냥 활동에 의한 것이거나 인간이 뼈를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 일부러 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박 관장은 1994~1996년 자비를 들여 러시아동물학연구소와 모스크바대, 일본 도쿄대 소속 연구자들로 구성된 매머드 발굴단을 만들어 발굴에 나섰다. 그는 “20년 넘게 발굴하고 수집해 온 귀중한 화석 표본들은 한국의 전문 연구자가 있는 기관에 기증해 어린이 등 대중이 볼 수 있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한국 연구기관에서 학술적 가치도 밝혀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한·러·일 3국의 국제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해 공동 현장 발굴을 진행하고, 한반도 빙하기 환경 연구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빙하기 포유동물 화석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당시의 신생대 생태계를 탐험할 수 있는 최첨단 가상현실(VR) 전시 콘텐츠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6-09-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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