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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첫날 여객 큰 혼란 없어…화물운송은 ‘차질’

철도파업 첫날 여객 큰 혼란 없어…화물운송은 ‘차질’

입력 2016-09-27 15:55
업데이트 2016-09-2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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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열차 줄어 일부 승객 불편…시멘트 등 물류 운송 ‘비상’

철도화물 비상
철도화물 비상 철도와 지하철 노조가 22년 만의 동시 총파업에 들어간 27일 부산 동구 부산진역CY에 화물열차가 멈춰서 있다.
연합뉴스
철도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간 첫날인 27일 코레일이 대체인력 투입 등으로 KTX와 수도권 전동열차, 통근열차 등의 운행을 거의 정상적으로 유지하면서 여객 운송에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 운행이 평소의 60% 수준으로 감축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열차를 이용하려던 시민이 달라진 운행시간 등으로 적잖은 불편을 겪었다.

화물운송도 파업 첫날인 데다 코레일이 주요 화물을 미리 수송한 덕분에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시멘트 수송에 차질이 빚어졌고,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빚어질 물류 대란의 우려 속에 전국 주요 물류기지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 여객 운송 일부 차질

부산역에는 이날 우려했던 큰 혼란이 빚어지지는 않았다.

오전 5시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로 가는 KTX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KTX 열차들이 정해진 시간표대로 출발하고 도착했다.

승객 정지훈(27) 씨는 “파업 때문에 열차 출발 시각보다 일찍 역에 나왔는데 승차권 발매 등에서 전혀 불편을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운행 횟수가 평소의 60% 수준으로 줄면서 이를 미처 알지 못하고 역에 나온 승객들이 갑자기 바뀐 열차 출발 시각으로 불편을 겪기도 했다.

대전역도 이날 평소와 다름없는 차분한 분위기에 무궁화와 새마을호 모두 매진 없이 예약이 가능했다.

열차 연착이나 감축 운행에 따른 혼잡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무궁화를 타고 대전에서 구미를 오가는 이모(62) 씨는 “파업을 한다는 건 뉴스에서 나와서 알았지만 실제 역에 와보니 다른 때랑 다른 건 못 느꼈다”며 “매번 매표소에서 직접 표를 사는데 오히려 오늘은 줄이 더 적었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무궁화를 타고 온 안병선 씨도 “일주일에 한 번씩 무궁화로 대전에 오는데 역이 혼잡하거나 불편한 점은 전혀 없었다”며 “평소와 똑같이 잘 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KTX 노선이 거의 없는 충북에서는 여객열차 운행률이 평소의 50% 수준에 그쳐 열차를 이용하려던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충북의 여객열차 운행률은 52%를 보였다.

중앙선 운행률은 54.5%, 태백선은 66.0%, 충북선은 50%를 기록했다.

중앙선 열차운행은 22회에서 12회로, 태백선 12회에서 8회, 충북선은 20회에서 10회로 각각 감축되는 등 모두 30개 열차의 운행이 중단됐다.

금요일에는 32개 열차, 주말에는 36개 열차의 운행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한다.

관광 전용 열차인 A-트레인 4편과 O-트레인 2편은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강원지역에서 경춘선 전동열차와 ITX-청춘열차는 정상 운행했다.

그러나 A-트레인(정선아리랑열차)과 O-트레인(중부내륙열차), 바다 열차 등 관광 열차는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 화물운송은 벌써 ‘비상’ 조짐

파업 첫날부터 강원지역은 벌크 시멘트 등 화물운송에 일부 차질을 빚었다.

태백선과 영동선 등 화물열차 운행이 평소 운행 횟수의 절반 이하를 밑돌면서 철도를 이용해 벌크 시멘트를 내륙의 완성품 공장으로 보내는 출하량이 평소보다 40∼50%가량 감소했다.

쌍용양회 영월공장 이준영(47) 유통과장은 “벌크 시멘트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철도를 이용하는데 파업으로 출하량이 크게 줄었다”며 “파업이 장기화하면 출하량이 줄고 내륙 공장에 재고가 쌓이면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어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경기도 의왕역을 출발한 화물열차의 종착점인 부산신항역과 부산진역에는 평소보다 많은 화물열차가 멈춰 있었다.

이날 부산, 대구 등 영남권의 화물열차 운행 횟수는 하루 120회(편도 기준)의 30.8%인 37회로 큰 폭으로 줄었다.

코레일은 파업이 길어지면 여객보다는 물류 수송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철도노조 부산·경남지부 관계자는 “운전, 정비, 검수 등 필수유지업무에 투입된 대체인력은 아무래도 기존 인원보다 전문성 면에서 떨어진다”며 “파업이 장기화하고 적은 인원으로 근무하다 보면 피로가 누적돼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우선 급한 화물은 트레일러 등 육상 수송으로 돌리면 되지만, 철도파업이 길어지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 물류기지인 의왕컨테이너기지(의왕 ICD)는 아직 화물수송에 직접적인 차질은 없지만, 파업 장기화에 따른 ‘비상사태’를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운행 횟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화물열차의 대체 수단을 찾아야 하는 데다 운임 인상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도 의왕시 이동 의왕 ICD 내에서 철도 수송을 담당하는 오봉역은 화물열차 운행 횟수를 평소의 48%인 32회로 줄였다.

조합원 62명 중 90.3%인 56명이 파업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아직 파업 첫날이라 화물수송에 차질이 빚어지진 않았으나 오봉역에 철도 수송을 의존하는 의왕 ICD는 벌써 파업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의왕 ICD의 경우 하루평균 1천6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가량을 화물열차로 수송하는데, 운행 횟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탓이다.

의왕 ICD 관계자는 “지난 주말 급한 화물은 미리 보내 아직 화물수송에 큰 차질을 빚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육송 수단을 찾아야 하고, 운임도 오를 수 있어 걱정이다. 하루빨리 파업이 끝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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