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경제 블로그] ‘백지 위임’ 텅 빈 주총서 거래소 새 수장 뽑힐 판

[경제 블로그] ‘백지 위임’ 텅 빈 주총서 거래소 새 수장 뽑힐 판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6-09-25 22:46
업데이트 2016-09-26 00:5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주요 증권사 주주들 해외 출장, 끝내 졸속… 노조 “파업 불사”

‘벼락치기’로 진행돼 논란을 빚은 한국거래소 이사장 선임 절차가 마지막까지 졸속으로 진행될 전망입니다.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장 단독 후보로 추천된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한 의결을 할 예정인데, 의결권을 행사해야 할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해외 출타 등의 이유로 상당수 불참할 것으로 보입니다.

옛 증권거래소와 선물거래소, 코스닥증권시장 등이 통합해 2005년 출범한 거래소는 2000만주의 주식 중 자기주식 4.62%를 제외한 95.38%를 33개 증권·선물사와 중소기업진흥공단·증권금융·금융투자협회 등 3개 유관기관이 나눠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황영기 금투협회장과 교보·대신·동부·BNK투자·신영·신한금융투자·유안타·유진투자·하나금융투자 등 거래소 지분을 갖고 있는 9개 증권사 CEO는 25일부터 30일까지 금투협회 연례행사로 인해 미국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합니다.

이 때문에 주총 참석이 어려워 의결권을 거래소에 위임한 곳이 여럿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CEO 해외 출장은 연초부터 잡혀 있던 것이라 거래소가 주주를 위한다면 이 기간을 피해 주총 날짜를 잡는 게 좋았다”며 “어차피 이사장 선임에 주주 의견이 중요하지는 않은 만큼 해외 출장을 가지 않은 증권사 중에서도 상당수가 형식적인 주총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CEO가 참석하지 않을 경우 권한을 위임받은 인사가 대신 참석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거래소 이사장 선임 과정은 번갯불에 콩 볶듯이 진행됐습니다. 최경수 현 이사장의 임기 만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지난 2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꾸려졌습니다. 12일 후보자 공모를 마감하고 22일 정 전 부위원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는데 추석 연휴를 제외하면 5일 만에 의사 결정이 이뤄진 셈입니다. ‘낙하산’을 앉히기 위해 졸속으로 밀어붙였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동기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신입사원을 뽑는 데도 최소 2개월이 소요되는데 자본시장의 파수꾼인 거래소 이사장을 선임하는 데 한 달도 걸리지 않은 건 코미디”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거래소 노조는 파업도 불사하겠다며 벼르고 있습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6-09-26 14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