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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뼈 폭발적 증가·지구 뒤덮는 플라스틱…‘인류세’ 돌입 증표

닭뼈 폭발적 증가·지구 뒤덮는 플라스틱…‘인류세’ 돌입 증표

입력 2016-08-30 12:07
업데이트 2016-08-3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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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 실험·대기중 이산화탄소·알루미늄·콘크리트도 중요 지표

지구가 공식 지질시대인 현세(現世·Holocene)와 구분되는 ‘인류세’(人類世·Anthropocene)에 있다는 새로운 주장이 나온 근거는 지구를 뒤덮고 있는 플라스틱, 닭과 같은 특정한 가축류의 폭발적 번식 등 인간이 지구에 끼친 영향들이 지대함을 보여주는 증표들이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각국 과학자들로 구성된 인류세 워킹그룹(AWG)은 29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지질학연합의 ‘국제지질학회의’(IGC)에서 1950년께 지구가 ‘인류세’에 돌입했음을 선포하도록 권고했다.

지질시대에는 각 시대를 구분하는 중대한 계기가 되는 ‘골든 스파이크’가 있다.

이 전문가 그룹이 1만2천년 전 시작된 현세와 인류세를 가르는 골든 스파이크로 가장 유력하게 꼽는 후보는 1940년대 후반 원자폭탄 실험으로 성층권까지 도달했다가 지구로 떨어진 방사성 물질들이다.

얀 잘라시에비치 영국 레스터대 교수는 “방사성 핵종이 아마도 가장 두드러지는 물질일 것”이라며 “이는 엄청난 충격이었다”고 설명했다.

발전소에서 배출된 미연 탄소와 플라스틱, 알루미늄, 콘크리트 입자 역시 유력한 골든 스파이크 후보들이다.

특히 플라스틱은 2차대전 이후 만들어진 양을 랩으로 만들면 지구를 한 바퀴 둘러싸고도 남을 만큼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대량 생산돼 지구환경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잘라시에비치 교수는 당시 “바다의 물고기만 해도, 그중 방대한 비율로 몸에 플라스틱을 품고 있다. 플라스틱이 먹이인 줄 알고 먹고 새끼들에게 물어다 준다. 이들의 배설물에 들어있는 플라스틱 일부가 해저에 가라앉는다. 지구가 천천히 플라스틱으로 덮여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양 내 질소와 인산염이 많아진 것도 20세기 중반 들어 두드러진 요인이다. 비료의 사용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인류세를 알리는 골든 스파이크의 후보 대부분이 지구 구석구석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들인 셈이다.

대기권의 이산화탄소가 지난 6천600만년 간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 이전보다 훨씬 급격한 속도로 동식물이 멸종하는 것도 인류세 돌입의 증표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몇 세기만 지나도 동식물 종 75%가 사라질 위기에 있다.

인간의 도움으로 지구적으로 급격히 확산한 종이 있기는 하다. 바로 가금류다. 집에서 키우는 닭의 뼈는 미래 지질학자들에게 ‘인류세를 정의하는 화석’으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잘라시에비치 교수는 “20세기 중반부터 세계에서 가장 흔한 새는 닭이 됐다”며 “지구상 수많은 매립지와 길거리 구석에서 닭 뼈가 화석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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