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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 모르고 이용료는 비싸고…‘찻잔 속 태풍’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한국 시장 모르고 이용료는 비싸고…‘찻잔 속 태풍’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16-08-25 18:00
업데이트 2016-08-26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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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미드 팬 이외 고객 미미…애플뮤직 8월 둘째주 이용 6만명

유튜브 레드 이용료 비싸 걸림돌
국내사 반값 서비스 등 경쟁 촉진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의 한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애플뮤직이 올해 연이어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유튜브의 유료 서비스도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토종 플랫폼이 시장을 선점한 국내에서 이들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은 ‘찻잔 속 태풍’이라는 평가가 대다수다. 그러나 구글과 애플 등 정보기술(IT) 공룡들의 국내 콘텐츠 시장 진출은 업계에 경쟁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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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뮤직
애플 뮤직
●애플뮤직 이용 시간 갈수록 감소 추세

애플은 지난 5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뮤직의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애플뮤직은 지난해 9월 서비스를 시작해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15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했다. 국내 음원사이트의 3~4배에 달하는 3000만곡의 음원 보유량과 이용자들의 취향에 따라 전문가들이 음악을 골라주는 큐레이션 서비스 ‘포 유’, 유명 가수나 DJ가 직접 고른 곡을 24시간 동안 틀어 주는 라디오 방송인 ‘비츠인’ 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또 국내 음원플랫폼의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와 거의 차이가 없는 7.99달러(약 8800원)로 월정액을 낮춰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그러나 서비스 초반 성적표는 초라하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의 조사에 따르면 8월 2주차에 애플뮤직의 사용자는 6만 명에 그쳤다. 여기에 실제 사용 시간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국내 음원스트리밍 1위인 멜론이 360만명, 2위인 지니뮤직이 140만명의 유료 회원을 보유한 것에 견주면 영향력은 극히 미미하다.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에 대한 국내 시장의 미지근한 반응은 넷플릭스에서 한차례 확인됐다. 지난 1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구체적인 이용자 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하우스 오브 카드’ 등 미국 드라마를 즐겨 보는 시청자 외에는 이용자 확보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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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레드
유튜브 레드
●“유튜브 주요 고객에 월 1만원은 부담”

이들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의 실패는 토종 콘텐츠와 플랫폼이 강세를 보이는 한국 시장에 대한 낮은 이해에서 비롯됐다는 게 중론이다. 애플뮤직은 로엔엔터테인먼트와 CJ E&M 등 국내 음원 유통시장의 ‘큰손’들과 제휴를 맺지 못한 채 SM과 YG, JYP 등 대형 기획사들의 음원 위주로 국내 콘텐츠를 확보했다. 멜론, 벅스 등 국내 플랫폼에 비해 국내 콘텐츠가 부족함은 물론, 그나마도 아이돌 음원 위주인 탓에 해외 음악을 즐겨 듣는 이용자가 아닌 이상 들을 것이 없다는 불만이 나왔다. 넷플릭스 역시 국내 콘텐츠들이 부족한데다 국내 유료방송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떨어져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 6월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방문해 배우 배두나 주연의 ‘센스8’ 시즌 2, ‘드라마 월드’ 등 국내에서 촬영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국내 시청자들을 움직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유튜브의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레드’도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지만 전망은 엇갈린다. 유튜브 레드는 기존 무료 유튜브 서비스에 있던 광고를 없애고 동영상이나 재생 목록을 저장해 오프라인에서도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월 정액 7.99달러의 유료 서비스다. 구글의 독점 드라마 및 영화와 구글의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구글 플레이 뮤직’까지 결합해 음원 스트리밍 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주로 10~20대 위주인 국내 유튜브 이용자들이 한 달에 1만 원에 가까운 돈을 내고 이용할 공산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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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넷플릭스
●‘옥자’ 투자 넷플릭스 수출 발판 될 수도

그러나 구글과 애플 등의 등장에 국내 콘텐츠 플랫폼 업계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멜론은 빅데이터에 기반한 큐레이션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벅스뮤직은 월정액을 경쟁사 평균의 ‘반값’인 3000원으로 낮추는 등 애플뮤직의 국내 출시 전후로 음원 플랫폼 간 서비스 경쟁이 불붙고 있다. 또 넷플릭스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 투자하는 등 국내 콘텐츠의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6-08-2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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