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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교섭·파업’…현대차 노사의 힘겨운 잠정합의

‘길고 긴 교섭·파업’…현대차 노사의 힘겨운 잠정합의

입력 2016-08-25 01:43
업데이트 2016-08-25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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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14차례 파업에 생산차질 1조5천억…‘임금피크제 확대’ 실패

교섭과 파업을 번갈아 하며 3개월간 끌어온 현대자동차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이 24일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남겨놓고 있지만, 노사 모두 회사 발전과 조합원 권익향상을 위해 어렵게 타협점을 찾은 만큼 가결을 기대하고 있다.

노조는 임협 과정에서 14차례 파업해 1조5천억원에 육박하는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회사가 끝까지 요구했던 임금피크제 확대는 결국 관철하지 못했고, 향후 노사관계 전망도 불투명하다.

◇ 길었던 교섭…14차례 파업

5월 17일 윤갑한 사장과 박유기 노조위원장 등이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상견례를 했다.

여름 휴가 전 7월 21일까지 14차례 교섭했지만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7월 19일부터 나흘 연속 부분파업을 벌였다. 휴가 전 주에 추가 파업도 했다.

회사가 요구한 임금피크제 확대안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자 임금 부문 협상도 진도를 내지 못했다.

여름 휴가 이후에도 임금피크제 확대 때문에 출구를 찾지 못했다.

노조는 또다시 파업 카드를 내밀었다. 매주 3차례 4∼6시간 부분파업을 이어갔다.

노조는 올해 협상 과정에서 모두 14차례 파업했다. 회사가 추산한 생산차질 규모는 1조5천억원에 육박했다.

회사는 24일까지 벌인 노조 파업으로 차량 6만5천500여대, 1조4천700억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 “더 시간 끌면 추석 전 타결도 어렵다” 우려에 합의점 찾아

노사는 이번 주를 넘기면 8월에 타결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노조는 “이번 주를 넘기면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회사를 압박했다.

안팎에서 “이런 식으로 교섭하다간 추석 전 타결도 힘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추석 연휴가 있는 9월까지 협상이나 파업을 끌고 가면 회사와 협력업체, 지역사회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조합원의 손실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노사가 8월 타결에 힘을 쏟은 것으로 보인다.

지역경제를 위해 양보와 타협으로 교섭을 마무리하기 바라는 시민의 기대감과 협력업체의 애로도 간과할 수 없었다. 파업에 대한 국민적 비난도 부담이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중소기업 근로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대기업 노조 파업과 임금 격차에 대한 중소기업 근로자 인식조사’ 에서 61.4%가 현대차와 조선업계 파업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파업에 따른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받으면 조합원의 임금 손실도 적지 않다.

◇ 최대 쟁점 ‘임금피크 확대’ 성과 없어

올 임협의 최대 쟁점은 임금피크제 확대와 임금 인상이었다.

임금피크제 문제는 결국 다시 논의하기로 하고 합의 내용 없이 넘겼다. 임금피크제 확대에 매달리다가 타결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임금피크제 확대 요구를 관철하지 못했고, 추후 논의하기로 함으로써 갈등의 불씨를 남겨둔 셈이다.

임금인상 5만8천원은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것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세계경기 침체와 내수시장 위기 등 위기의 경영여건에서 나온 현실적인 인상안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 노사관계 전망 ‘안갯속’…“내년에도 파업” 우려

향후 노사관계는 ‘안갯속’이다.

강성 노선의 현 집행부와 회사는 올해 임협에 이어 앞으로도 힘겨운 관계를 이어갈 전망이다.

내년 협상에서도 노조의 파업 투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성 집행부 출범 이후 예상했던 부문이다.

현 집행부는 지난해 말 출범하면서 민주노총의 정치파업에 참여하는 등 투쟁을 외쳤다.

금속노조 위원장 출신의 현 위원장은 2006년 위원장 재임 때도 한 해에 10여 차례 정치파업을 비롯해 모두 40차례 이상 파업한 강성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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