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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력 늘리려 강제 결혼·출산”…‘킬링필드’ 생존자 첫 증언

“노동력 늘리려 강제 결혼·출산”…‘킬링필드’ 생존자 첫 증언

입력 2016-08-24 11:42
업데이트 2016-08-2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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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구를 늘리려는 크메르루주 정권의 살해 위협에 강제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했어요.”

22∼23일 캄보디아 전범재판소에서는 ‘킬링필드’의 생존자인 연로한 남녀가 크메르루주 정권의 만행에 대해 증언했다.

1975∼1979년 크메르루주 정권 시절에 처형과 기아 등으로 약 200만 명이 숨졌다. 당시 집단 학살 이외에 수만 명의 강제 결혼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 결혼에 대한 전범재판소의 증인 신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간 캄보디아데일리와 AFP, AP 통신에 따르면 60대 여성 증인은 첫 번째 남편이 죽은 직후인 1977년 20살 넘게 많은 다른 남성과 강제로 결혼해 아이를 낳았다.

그녀는 “이미 아이가 있어 결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결혼을 거부하거나 항의하는 사람이 실종됐기 때문에 더는 버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살해 위협을 받거나 죽는 사람이 속출했다. 결국 다른 12쌍과 함께 단체 결혼식을 올린 그녀는 “그 남자를 전혀 사랑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70대 중반의 남성 증인은 아이를 만들라는 크메르루주 정권의 강요로 결혼했다. 총 107쌍이 단체 결혼식을 했다.

결혼 이후 군인들의 감시를 받았다는 그는 “살아남기 위해 부부관계를 해야 했고 부인이 아이를 가졌다”고 말했다.

요우크 치항 캄보디아 기록센터장은 “이들 부부는 단지 크메르루주 정권 혁명에 필요한 노동인구의 생식 수단이었다”고 지적했다.

캄보디아 전범재판소가 지금까지 기소한 킬링필드 전범이 9명에 불과한 가운데 일부는 노환으로 숨지고 판결을 받은 전범은 3명에 그쳐 인권단체와 생존자들이 학살자에 대한 신속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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