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양아들이라고 사칭해 가톨릭 신자로부터 1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2010년 5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어머니 수술비용 등이 필요하다고 속여 A(67)씨에게 6회에 걸쳐 1억 30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이모(52)씨를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다음해인 2010년 4월 천주교 신자인 지인으로부터 A씨를 소개받고 나서 김 추기경 선종으로 상심한 A씨에게 사기를 치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을 김 추기경의 양자라고 속이고 김 추기경이 교황 요한 바오르 2세로부터 받은 금장 만년필과 생전 일기 9권을 갖고 있는데 나중에 추모관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A씨의 환심을 샀다.

필요한 돈을 빌려주면 김 추기경 소유의 가평 소재 토지 소유권을 상속받아 개발권을 위임해 주겠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환심을 얻은 후 어머니 수술비와 수술보증금 명목으로 1300만원, 보관중인 수표 이체 보증금 명목으로 9000만원을 빌린 후 갚지 않았다.

1983년부터 1989년까지 명동성당에서 청년회 활동을 하며 김 추기경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던 A씨는 이씨의 뛰어난 언변에 속아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고 추 기경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무직자로 떠돌이 생활을 하며 A씨를 상대로 계속 범행했다”며 “이씨의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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