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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차단’ 양자통신 위성… 세계 최초로 쏘아올린 中

‘해킹 차단’ 양자통신 위성… 세계 최초로 쏘아올린 中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6-08-16 22:48
업데이트 2016-08-17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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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굴기… ‘묵자’ 발사 성공

중국이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 위성을 쏘아 올렸다. 해킹과 도·감청에서 자유로운 통신을 가능케 하는 양자통신 위성은 기존 통신 기술을 대체하는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신화통신 등은 16일 오전 1시 40분 북서부 간쑤성 고비사막에 있는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세계 최초 양자통신 위성을 탑재한 장정2D 로켓이 발사됐고 위성이 본 궤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양자통신은 무작위로 생성되고 딱 한 번만 읽을 수 있는 양자 암호를 활용한 기술이다. 송신자와 수신자 외에는 정보를 정확히 읽을 수 없고 외부에서 해킹을 시도할 경우 양자 상태가 흐트러지면서 정보가 깨진다. 해킹 시도는 바로 발각된다. 특별한 보안이 요구되는 금융망 및 국가안전망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는 통신기술이어서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SKT가 올 초 양자통신 기술 시연에 성공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손대면 터지는 거품에 글씨를 써서 보내는 신기술 개발 경쟁에서 중국이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면서 “유전자 편집, 슈퍼컴, 전파망원경, 우주 암흑물질 탐사에 이어 과학기술 핵심 분야에서 다섯 번째 세계 1위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양자통신은 지상에서만 실험적으로 이뤄졌다. 2007년 독일 기술팀이 144㎞ 떨어진 두 지점을 양자통신으로 연결한 게 가장 긴 거리다. 중국은 ‘묵자’(墨子)로 명명된 이 위성을 활용해 1200㎞ 떨어진 베이징과 오스트리아 빈 사이에 양자통신망을 실험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춘추전국시대 사상가인 묵자는 빛의 직선전파를 주장하는 등 물리학과 광학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남겼다.

중국이 ‘우주 굴기’에서 또 한 번 신기원을 이룬 것은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투자 덕분이다. 2015년 중국의 기초과학 투자액은 1010억 달러(약 110조 5000억원)로 10년 전 19억 달러에 비해 53배나 늘었다.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미국이 자국 통신망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안 중국은 해킹에서 자유로운 양자통신을 국가 핵심 연구 분야로 선정했다.

특히 중국은 전 세계 연구소에 포진한 자국 과학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데, 이번 위성 개발 프로젝트를 책임진 판젠웨이(潘建偉) 중국 과학기술대 교수도 해외에서 복귀한 인물이다. 판 교수는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모조리 흡수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뒤 이를 다시 세계에 환원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서울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6-08-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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