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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인기보양식 뱀장어…멸종위기여서 못 먹게 될 수도

여름철 인기보양식 뱀장어…멸종위기여서 못 먹게 될 수도

입력 2016-07-28 15:08
업데이트 2016-07-2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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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소비국 일본 필사저지로 국제거래규제 3년 미뤄져뱀장어 남획으로 15년간 공급 3분의1 토막·가격은 2배↑

여름철 보양식으로 특히 일본에서 인기인 뱀장어가 멸종위기에 처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7월 30일이 한국의 복날처럼 보양식을 먹는 도요노우시노히(土用の丑の日)다. 이날 일본인들은 최고의 보양식으로 뱀장어를 많이 소비해 뱀장어값이 오른다.

올해 장어구이의 가격은 작년보다 10%가량 올랐다.

일본 내 뱀장어 공급량은 일본산과 수입산을 합쳐 작년 5만1천139t으로 2000년에 비해 3분의 1로 줄었다. 그사이 가격은 2배 이상 상승했다.

실제 도쿄 세이유 슈퍼에서는 국내산 구이용 장어를 작년보다 7% 오른 1천696엔(약 1만8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비싸다며 평소에는 쳐다보기만 하던 고객들도 도요노우시노히를 맞아 지갑을 열고 있다.

국제자연보호연합(IUCN)은 지난 2014년 뱀장어를 멸종 우려 종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뱀장어는 올가을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호 워싱턴조약 당사국 회의에서 국제동식물 거래 규제 대상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최대소비국 일본의 로비로 이번에는 의제에 오르는 것을 면하게 됐다. 다음 워싱턴조약 당사국회의는 3년 후다. 그때까지 유효한 대책이 강구되지 않을 경우 뱀장어가 국제적인 거래 규제를 받는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환경론자들은 최근 심포지엄에서 뱀장어 과소비에 대해 우려하면서 “자원보호를 위해 도요노우시노히를 없애자”는 의견을 내놓기까지 했다. 일본의 대량소비로 치어가 남획된 것이 자원 대폭 감소의 배경이기 때문이다.

뱀장어 자원보호의 핵심은 뱀장어 소비와 양식을 많이 하는 일본, 중국, 한국, 대만에 의한 자율규제 협의다. 양식 치어의 양을 규제하고, 치어 어획을 억제하는 게 목표다. 2014년부터 실시됐지만, 실효성이 약하다.

중국이나 대만 양식업자의 반발이 문제다. 현재의 규제만으로도 양식장 가동률이 80% 정도로 떨어져 있는데, 더 엄격한 규제가 도입되면 양식업자의 경영이 어렵다며 협상을 막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대만에서는 치어 수출을 규제하지만, 업자의 밀수가 끊이지 않는다. 뱀장어 치어는 일본산은 너무 비싸 대만에서 홍콩을 경유해 일본에 밀수입된다.

이미 워싱턴조약에 의해 2009년 규제대상이 된 유럽 뱀장어도 홍콩을 경유해 일본으로 밀수입되고 있다. 유럽 뱀장어는 중국에서 양식된 뒤 대부분 최대소비국 일본에 수출되고 있다.

일본 국내의 뱀장어자원 보호도 시급하다. 뱀장어는 가을부터 겨울에 알을 낳기 위해 먼바다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 시기의 금어조치는 효과가 크다. 하지만 금어를 실시하는 지역은 극히 일부다.

자연산 치어를 안 쓰는 뱀장어 완전양식 기술 상용화에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뱀장어 전문가인 긴키대학 아리지 마사히코 교수는 “이대로라면 멸종할 때까지 계속 먹어버릴 것 같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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