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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그녀, 나와 여러분 포기 안 한다” 고백에 지지자 열광

빌 클린턴 “그녀, 나와 여러분 포기 안 한다” 고백에 지지자 열광

김미경 기자
김미경 기자
입력 2016-07-27 18:12
업데이트 2016-07-28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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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

‘르윈스키 스캔들’ 개인사 언급… “힐러리, 최고의 체인지 메이커”

“여러분은 좀 전에 진짜를 대선 후보로 지명했다. 힐러리는 내가 알아온 사람들 가운데 최고의 ‘변화를 만드는 사람(change maker)’이다. 그녀는 절대로 여러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절대로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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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찬조 연설자로 등장해 부인과의 연애담과 가정사를 솔직히 고백하며 힐러리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켰다. 필라델피아 EPA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찬조 연설자로 등장해 부인과의 연애담과 가정사를 솔직히 고백하며 힐러리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켰다.
필라델피아 EPA 연합뉴스
기자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26일(현지시간) 오후 10시 10분쯤 제42대 미 대통령인 빌 클린턴(69) 전 대통령이 3시간쯤 전 대의원 공개투표인 ‘롤 콜’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부인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을 위한 찬조연설에 나서 이렇게 ‘개인사’를 언급한 것이다. ‘연설의 달인’ 클린턴 전 대통령의 솔직한 고백에 지지자들은 열광적으로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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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힐러리가 빌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대통령 시절 ‘르윈스키 섹스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함께 했음을 강조한 것”이라며 “빌의 연설은 클린턴 부부의 결혼 생활 문제까지 간접적으로 언급할 정도로 개인적이었고, 이에 지지자들은 인간적으로 호응했다”고 평했다. 일각에서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측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을 계속 들먹일 것에 대해 사전에 대처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연설은 부인의 역사적 대선 후보 지명 후 예정됐다는 점에서 전대 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경선 기간 내내 그의 지지활동은 클린턴에게 큰 힘이 됐지만 ‘이메일 스캔들’ 기소 여부 결정 전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과 별도로 만난 것이 뒤늦게 드러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미 언론은 그의 연설 전 “빌이 사고만 치지 않으면 된다. 그래서인지 연설 내용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니 클린턴 전 대통령은 “나는 1971년에 한 여성(힐러리)을 만났다”로 시작해 40분간의 연설에서 ‘러브 스토리’를 연상시키는 인생 역정을 고스란히 드러냄으로써 인간미를 발휘했다. 롤 콜 때까지도 ‘힐러리’와 그의 경선 라이벌이었던 ‘버니’ 샌더스가 써진 팻말을 흔들며 나눠져 있던 지지자들도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하며 ‘미국’(America)이 써진 통합된 팻말을 함께 흔들며 울고 웃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또 “세상에는 진짜(real one)와 가짜(made up)가 있다”며 힐러리와 트럼프를 비교한 뒤 “여러분은 아까 조금 전에 진짜를 대선 후보로 지명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또 클린턴이 그동안 해 온 복지 관련 입법 활동과 외교 활동 등을 평가한 뒤 트럼프와는 비교할 수 없는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는 특히 “힐러리는 우리 모두를 ‘함께 더 강하게’ 만들 것이다. 미래를 생각하는 우리들은 그녀를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여러분의 자녀와 손자들은 영원히 당신을 축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열린 롤 콜에서 클린턴은 투표가 시작된 지 1시간 10분 만에 사우스다코타주 대의원의 투표 결과 발표로 대의원 과반을 확보, 대선 후보로 확정됐으나 일부러 발표 순서를 미룬 버몬트주 대의원의 소개로 마이크를 잡은 버니 샌더스가 결과에 승복하고 “클린턴을 대선 후보로 지명하자”는 제의를 함으로써 갈등을 봉합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100여명의 샌더스 지지 대의원이 전대장 인근 미디어센터로 난입, 전 세계에서 온 기자들 앞에서 연좌·가두 시위를 벌여 2시간여간 혼잡을 빚었다. 시위에서 만난 사우스다코타 대의원 캠벨 잭슨(40)은 “샌더스가 인권 문제 등에 더 귀를 기울였음을 알려야 한다”며 “11월 대선에서 클린턴을 뽑을 의향이 있지만 샌더스가 추진해 온 ‘정치혁명’을 인정하고 공약에 더 반영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필라델피아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6-07-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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